"정부 경제정책,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완성할 것"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업무동인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시연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당선되면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집무실에 상황판을 만들어서 매일 점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로 시작해서 일자리로 완성된다”며 “오늘 상황판 설치를 계기로 앞으로 좋은 일자리 정책이 더욱 신속하게 마련될 수 있는 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특히 청년실업이 올해 4월 11.2%로 99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할 정도로 심각하다. 그때와 달리 지금 청년실업은 구조적인 이유라서 청년들의 고통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정부가 시장의 일자리 실패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정책이 최고의 성장전략이며, 양극화 해소 정책이며, 복지정책이란 점을 명심하고, 각 부처와 지자체 그리고 민간 부문과 협력하여 좋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상황판 시연을 하면서는 “고용률이 4월 현재 66.6%인데 이것이 OECD 평균과 비교해보면 한 2% 정도 낮아서 크게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런데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청년의 경우 고용률이 OECD 평균보다 거의 10% 낮아서 청년의 실업난이 대단히 심각한 상태임을 알 수 있고, 여성의 경우도 OEDC 대비 7% 정도 낮아서 여성 경제활동 참가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상황판에서 고용률 부분을 터치하면서 “고용율은 지역별, 성별로도 알 수 있는데 지역별로 보면 제주가 가장 높은 편이고 부산이 가장 낮다. 부산뿐만 아니라 울산, 광주, 뭐 대구 이런 광역시들이 다들 고용률이 낮아서 아주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건 시연이 아니라 대통령이 상용하는 것이다. 제가 대선 과정에서 일자리 문제만큼은 확실히 해결하는 일자리 대통령 되겠다 약속했다”며 “집무실에 상황판 설치해 매일 점검하겠다 약속했는데, 일자리위원회 설치와 상황판 설치에 대한 약속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걸 통해 나오는 성과, 실적이 중요하다. 그렇게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시연식을 끝내며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일반 국민도 볼 수 있도록 아이디어 주시면 공개해서 언제든지 보게 하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청 홈페이지 통해서도, 일반 시민들이 모바일 앱 등을 통해서도 바로 볼 수 있게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한 일자리 상황판 모니터를 보며 일자리 현황을 직접 설명하기 전 "이 `원탁 테이블'은 민정수석 때 사용한 것인데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것을 여민관 집무실에서 다시 사용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여민관 집무실이 본관 집무실에 비해 좁기는 하지만 업무를 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본관 집무실은 행사 때에만 사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사진=미디어펜


일자리 상황판은 ‘일자리 양은 늘리고, 격차는 줄이고, 질을 높인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일자리의 양과 질을 대표하는 일자리지표 14개, 노동시장과 밀접한 경제지표 4개 등 총 18개 지표로 구성돼 있다.

일자리 상황판은 2개의 화면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일자리 상황을 보여주는 메인 화면에서는 18개 지표별로 현재 상황, 장기적 추이, 국제 비교 등을 했다. 또 각 지표의 분야별·지역별·연령별·성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메인 화면 하단에는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4대 일자리 정책의 성과 즉, 민간·공공일자리,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청년고용, 창업 분야를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보조 화면은 18개 지표의 최근 2년간 동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5초 간격으로 바뀌도록 했다. 

현재 일자리 상황은 고용률, 취업자수, 실업률, 청년실업으로 제시된다. 또 일자리 창출은 취업유발계수, 취업자 증감, 창업(신설 법인수), 고용보험 신규 취득으로 표시되도록 했다. 

일자리 질은 임금격차, 임금 상승률, 저임금 근로자, 비정규직, 사회보험 가입률, 근로시간 경제지표, 경제성장률, 소비자 물가, 설비투자 증가율, 소매판매 증가율 항목으로 점검하게 된다.

청와대는 “일자리 상황판은 우선 1단계로 일자리와 관련된 18개 지표들을 직접 입력해서 보여주고 있다”면서 “향후 고용 관련 전산망과 연계해 각종 지표들이 실시간 자동 업데이트가 되도록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일자리 상황판 시연에서 이용섭 부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일자리 상황을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실 수 있도록 일자리의 양과 질에 관한 새로운 지표들을 계속 발굴하고 상황판의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앞으로 일자리 상황판이 정착되면 국민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대통령 집무실의 상황판을 함께 볼 수 있도록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여민관 집무실은 26.4평으로 본관 대통령 집무실의 51평에 비하면 절반 정도 크기이다. 여민관 집무실의 일자리 상황판은 삼성 75인치 모니터 두대로 운영한다. 여민관 집무실 가운데에는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 시절 사무실에서 쓰던 둥근 테이블이 놓여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언론은 대통령 집무실에 처음 들어오는 것 같다. 대통령 집무실부터 소개하면, 본관 집무실에 비해 좁지만 일하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앞으로 임명장 수여한다든지 공식행사 상 필요할 때만 본관 집무실을 사용하고, 나머지 업무는 여기서 보겠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집무실 가운데 둥근 탁자를 가리키며 "대체로 과거에는 응접용 탁자, 소파 들여 놓여 있는 경우 많았는데 실제 자료 보며 회의하기가 불편하다. 저는 이런 탁자 두면 아래 위 구분도 없고, 실제로 자료 봐가며 일하고, 회의하기가 수월해서 이걸 선호한다"며 "이 탁자는 제가 민정수석 때 그런 취지로 사용한 탁자인데 그간 청와대에서 사용 안하고 보관하던 것을 찾아내 갖다 두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