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증가율은 플러스 전환…제조업 성장률 기대 이하
"추세적 반등 이어지도록 기업 경영 환경 개선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역성장을 거듭하던 우리 기업의 매출이 2016년 소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출규모 등에 있어 경제 회복을 낙관하기 이르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 ‘한국 기업의 경영성과’분석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원가절감으로 영업이익만 오르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4일 밝혔다.

이를 추세적 반등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한경연은 진단했다. 매출 규모 자체는 아직도 2012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우리 경제를 이끄는 제조‧대기업의 매출은 여전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증가율은 2014~2015년 마이너스를 기록(2014년 –0.31%, 2015년 –3.04%)했으나 지난해에는 0.27%로 감소세가 멈췄다.

   
▲ 매출액증가율 추이

한경연은 지난해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했던 것을 감안할 때 작년 우리 기업들이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를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증가율은 플러스로 돌아섰을지 모르지만, 수치(2016년 2250조원)를 놓고 보면 아직 2012년 수준(2291조원)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성장성의 회복세이 모든 기업, 모든 업종에 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기업)은 감소폭 자체는 줄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2015년 –6.24% → 2016년 –0.77%), 그 외 기업은 증가세는 둔화되었으나 조사대상 전 기간 중 매출이 성장했다.

업종별로도 비제조업(2016년 2.93%)과 달리 제조업은 3년 연속 매출 감소세(2014년 –2.06% → 2015년 –4.63% → 2016년 –1.67%)를 이어갔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4년 이후 증가해 2016년에는 6%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영업이익률 개선이 우리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맞물린 결과라고 봤다. 실제 2012년 83.43%였던 매출원가율은 2016년 80.11%로 꾸준히 하락했다.

한편 한경연은 최근 우리 기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개선을 이루고 있으나,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 근거로 한-중-일 상장 제조기업의 수익성 지표를 들었다.

   
▲ 한·중·일 상장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 추이

한국의 2016년 영업이익률(4.7%)은 일본(5.8%)이나 중국(6.2%)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12년 한국(4.3%)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았던 일본(4.2%)은 2013년 한국을 추월해 2016년 5.8%까지 상승했다. 한국의 2016년 매출원가율(82.0%)이 나머지 두 국가에 비해 높기 때문에(일본 74.9%, 중국 75.8%), 비용구조가 개선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지난해 우리 기업이 매출 감소를 멈춘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 2012년 매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성장 정체 상태에 있다”며 “지난해의 매출 반등이 추세적 변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 등 기업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