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애플과 아마존을 앞세워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 의지를 나타냈다.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은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 미국의애플, 아마존과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과 아마존도 당연히 출자한다. 그러나 출자 비율은 상도의상 기밀"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애플과 아마존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쳤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데이터센터용 서버 등을 생산해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가장 많은 기업 가운데 하나다. 아마존 역시 인터넷쇼핑몰과 함께 서버를 대량구매하는 업체다. 훙하이도 반도체 메모리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궈 회장은 "고객 입장에서 투자와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며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스마트폰과 PC, 서버를 생산해 기술개발의 방향성을 알고 있다"며 "메모리를 사용하는 훙하이와 기술의 도시바 메모리가 협력하면 경쟁력 있는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궈 회장은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WD와는 인수를 놓고 경합하는 관계인데 어떻게 협력할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궈 회장은 일본 정부가 중국계 기업으로 기술유출을 꺼리는 것을 의식한 듯 샤프 인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사모펀드처럼 수익을 낼 것 같다고 해서 곧바로 매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훙하이는 입찰 제시액이 2조 수천억엔으로 응찰한 5개 진영 가운데 가장 높고, 고객 확보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경제산업성은 중국 쪽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도시바는 오는 28일 예정된 주주총회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처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에 양보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도시바와 절충점을 찾으면 산업혁신기구 등 일본측과 WD의 연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