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16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청와대의 개입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챙겨주지 않아 서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29차 공판에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안종범 전 수석이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너무 안 챙겨서 서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이날 '정리해서 질문하겠다. 삼성의 지주사 전환 추진이 청와대 영향력을 기대고 추진된 것으로 생각했냐'는 김진동 부장판사의 질문에 "애초부터 그런 취지로 물어봤다면 대답은 너무도 간단합니다. 청와대 개입, 절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9차 공판이 열렸다./사진=연합뉴스

이어 '삼성이 추진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과 관련한 전반적인 진행 과정이 일반적인 것인가' 묻자 정 부위원장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정 부위원장은 "청와대 업무보고하고 지시받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상식적으로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을 것"이라며 "금융시장과 관련해 민감하고 중대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보고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삼성의 전환 계획에 대한 청와대의 관심에 대해 "특별한 멘트나 지시가 있었다면 당연히 기억할텐데 기억이 없다"면서 "멘트가 없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검토했고 (안종범) 수석이 관심이 없나 싶었고 특검 조사에서도 '서운했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날 정은보 부위원장의 증언에 대해 "청와대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인식했다는 것만으로 뇌물죄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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