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이 지난 19일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당명 5글자를 이용한 5행시 짓기 이벤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댓글 응모가 23일 오후 4시 기준 1만5000건을 넘어설 만큼 뜻하지 않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조롱·비난성 댓글이 쇄도하면서 한국당은 여론의 매질을 자초한 격이 됐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이벤트 마감 시한인 29일까지 이를 감내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이날 강원도 일정을 소화하던 중 5행시 짓기에 동참하면서 5행시 이벤트에 쏠린 이목을 모으는데 힘을 보태는 결과를 낳았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추경(추가경정예산안)과 인사청문회는 보이콧하면서 겨우 5행시를 쓰고 있냐"며 "국민의 비난과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그렇게 5행시를 바란다면 제가 시 한 수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당 시절 독선 정치, '유'신 시절 독재 정치, '한'나라당 시절 독기 정치, '국'민 고달픈 정치, '당'장 끝내야 한다"고 읊었다. "한국당은 말로만 협치하겠다고 해놓고 결국 집단지성을 잃어버렸다"며 "한국당의 발목잡기 기술만으로는 다음 집권을 기약 못하고 소멸할 길만 남았다"고 독설을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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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자유한국당 페이스북 페이지 |
한국당은 지난 19일부터 '국민을 위한 자유한국당 제2차 전당대회 공모전'이라는 제목으로 5행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진행 5일차를 맞은 가운데 댓글 개수가 일 평균 3000건을 넘어서면서, 이 추세라면 29일까지 남은 엿새 간 추가로 2만여건의 댓글이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벤트가 당초 "미우나 고우나 새로운 출발점에 선 한국당이 심기일전하여 일어설 수 있도록 5행시로 응원해달라"는 취지대로 흘러가지 않고 "유신잔당" "자살하라" "해체해라" "유치찬란하다", "당장 지구를 떠나라" 등 비난과 질타가 대부분을 차지해 당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일각에선 마감시한 전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이날 오전 한때 공지가 보이지 않게 되면서 이벤트가 종료됐다는 오해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런 댓글 추세에도 이벤트를 끝까지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비판이 무관심보다 낫다'는 것으로, 당첨작 선정은 응원과 비판을 가리지 않겠지만 욕설·비방 댓글은 제외한다고 당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최우수상 당첨작은 오는 7·3 전당대회를 전후로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당은 참여자 중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선정해 블루투스 이어폰, 터치펜과 USB 메모리, 무선 선풍기 등을 경품으로 주겠다고 공지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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