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첫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기지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가 있는 해병대 박물관을 찾았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의 가장 처절했던 후퇴작전으로 바로 '흥남철수' 작전이 있었던 전투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한 뒤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을 올리고 “장진호 전투는 세계 3대 동계 전투로 알려진 사건으로 역사적으로는 물론이며, 저 개인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며 “엄청난 희생을 치른 그 전투의 결과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크리스마스 기적'이 있었고,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바로 저의 부모님이 빅토리호를 타고 거제도로 피난을 내려오셨고, 그 거제도에서 제가 태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참으로 가슴 벅찬 감사와 감동의 시간이었다. 흥남부두에서 빅토리호에 올랐던 젊은 부부가 남쪽으로 내려가 새 삶을 찾고, 그 아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 이 곳에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하기 전 예배당에서 참전용사의 후손들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했던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의 손자이신 퍼거슨 대령, 포니 대령의 손자이신 네드 포니 님을 만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장진호 전투에 직접 참전하셨던 스티븐 옴스테드 장군 앞에서는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정정한 모습의 장군께서 제 옷깃에 기념배지를 선물로 달아주셨다”고 전했다.

   
▲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첫 일정으로 일명 '흥남철수'가 있었던 장진호 전투 기념비가 있는 해병대박물관을 방문하기 전 인근 예배당에서 참전용사의 후손들을 만났다./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또 이곳에서 흥남철수의 주역 현봉학 선생의 딸인 헬렌 현 여사와도 만났으며, 빅토리호의 일등항해사였던 루니 제독의 서신과 직접 촬영한 전쟁 당시 빅토리호의 사진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키를 잡았던 레너드 라루 선장의 얘기를 하면서 “바다에서의 일이 모두 끝난 후 라루 선장님은 베네딕토 회의 수사로 사셨다. 그때 수도원에서 함께 지내셨던 친구분들도 만나 뵈었다. 라루 선장님은 '마리너스 Marinus' 라는 이름의 수사가 되셨는데, 이제 선장님을 성인으로 추천하는 절차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라루 선장님의 성인 추천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요청을 기꺼이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참배 연설에서도 언급했지만 한미동맹은 장진호 전투와 같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진 것이다. 몇 장의 종이 위에 단지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라 저의 삶이 그런 것처럼 양국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삶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미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다. 한미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