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앞서 방미 중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주권적 결정"이라고 밝힌 문 재인 대통령이 오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마련된 한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미 상원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사드는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면서 “혹시라도 새 정부가 사드를 번복할 것이라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말하며 사드 배치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2일(현지 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는 “한국의 주권적 결정에 대해 중국이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못박은 데 이어 중국의 경제보복 철회를 요구하면서 대중 외교에는 비상이 걸렸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강한 어조로 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가진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역내 국가들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역내 전략 균형을 훼손한다”며 “사드 배치에 단호히 반대하며 관련국이 배치를 중단하고 배치 결정을 취소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 방안으로는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체제 구축 병행 추진,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 등을 언급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한미 정상의 공감대가 양국 간 갈등을 감추지 못했다”고 보도하는 등 중국 언론들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외교전은 오는 7월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시 주석과의 첫 만남부터 문 대통령으로선 만만찮은 부담을 갖게 됐다.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큰 현안들을 논의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따른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나 서로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양국 간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일종의 탐색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사드에 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기보다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 하고 앞으로 진행된 한중 실무 정상회담에서 더 깊이 있게 합의점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방미 중에도 여러 차례 언급한 기조에 대해 중국에 말할 지는 모르지만 사드는 주권국가인 대한미국의 내부결정 과정들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면서 “사드에 관해 중국측에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중국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도 사드 문제에 관해 “중국에 현 상황에 대해 사실대로 설명하고 어쩔수 없이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면서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다 해결할 수 없겠지만 실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5일 출국한다. 문 대통령이 다자외교 무대에 공식 데뷔하는 것으로 이를 계기로 한일·한중회담 등 10여개국 정상과 회담이 추진 중이다./자료사진=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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