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4박6일간의 독일 공식방문과 G20 정상회담 미공개 에피소드 등 순방 뒷이야기가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정상간 대화에서 문 대통령의 뛰어난 화술로 인해 딱딱한 회담장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문제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지난 6일(현지시간)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예상대로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당시 함께 했던 수행원들은 회담 시작부터 “간단치 않겠다”는 우려와 경색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런 경색된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발언이 15분간 계속된 후에야 문 대통령이 말할 차례가 왔다고 한다. 이때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반도가 사이가 좋을 때 양측이 모두 상생 발전했다”며 통일신라와 당, 고려와 송, 세종 초기 조선과 명을 거론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시 주석은 이후 팽팽했던 긴장감이 풀리면서 우리 정부 이야기가 더욱 호소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 수행원들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당초 준비한 자료나 발언 내용에 포함되지 않아 자칫 잘못된 발언이 나오면 바로잡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수행원들의 의려와 달리 문 대통령은 잘 풀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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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세션1 및 업무오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
특히 지난7일(현지시간)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각종 의제가 담긴 거의 책 한 권에 육박하는 수첩을 가져와 20분간 얘기했다고 한다. 당시 수행원들은 푸틴 대통령이 내놓은 의제를 하나씩 대응하다 보면 ‘이러다 러시아 말만 듣다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 차례에서 “여기 우리 경제부총리와 경제 보좌관이 와 계시니 실무적으로 이야기를 하죠”라고 한 번에 정리하고 북핵문제 등 우리 측이 준비한 내용을 푸틴 대통령과 논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특히 했던 점은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한중 정상회담장에서 큰 박수쳐 양국 정상은 물론 회담장에 있던 모든 관계자들이 놀랐다고 한다. 당시 회담이 끝났을 때 김 보좌관이 크게 박수를 쳤고, 이에 시 주석이 깜짝 놀라고 문 대통령도 놀라 서 일제히 김 보좌관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고 한다. 회담이 끝나고 수행원들이 김 보좌관에게 박수 친 이유를 물어봄. 김 보좌관은 “국익 부분에서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회담인가 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장에서 수행원이 박수를 친 건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다자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 인기가 많다는 것을 수행원모두 느꼈다고 한다. 양자 정상회담만 8개에, 국제기구 수장 2곳 등 10개 정상급 회담이 열렸고, 시간 때문에 못한 회담이 무려 8곳이나 된다고.
문 대통령은 이번 독일 순방 중에도 교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당시 함께 있던 앙켈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당시 문 대통령은 메르켈 회담 이후 총리와 면담 이후 바로 나가는 것으로 돼 있었다. 수행원들은 교민들이 담장 밖에 교민들이 문 대통령을 기다리는 것을 보게 됐고, 수행원들은 손을 흔들어 줄 것을 제의했으나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먼저 들어가시라. 저는 교민들 뵙고 가겠다”고 했자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을 따라 100미터 떨어진 담장까지 걸어가 교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독일 총리실 관계자들은 “정말 유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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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10일 페이스북에 방독기간 미공개 B컷사진을 공개했다.사진은 방독기간 중 대화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모습./사진=청와대 페이스북 |
지난 8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은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났을 때 평창 마스코트 인형을 선물하면서 단군신화를 들려줬다고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단군신화가 아주 재미있다"고 흥미로워했다. 김정숙 여사도 마크롱 대통령 부인 브리짓 마크롱 여사를 만나 평창 올림픽과 단군신화를 말하면서 마스코트 인형을 선물했다.
이번 방독에서 각국 정산 간의 우의와 신뢰 쌓기에 김정숙 여사의 활약상도 컸다는 것이 수행원단의 얘기다.
김정숙 여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김치 대화를 나눴다. 펑 여사는 "시 주석이 김치를 정말 좋아한다. 일주일에 5번 정도 김치를 반찬으로 챙긴다"며 "손수 김치를 5번 정도 담궜는데 3번은 성공하고 2번은 실패했다"고 말하며 김 여사에게 김치 잘 담그는 방법을 물었다. 김 여사는 친절하게 손맛을 전수하며 펑 여사와 우의를 쌓았다고 한다.
이밖에도 예정돼 있었던 정상간의 만남이 불발되면서 아쉬운 사연도 전해 졌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이 불발돼 수행원들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G20 행사장 주변에 폭발물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테러경보로 교통이 통제되고, G20 반대 시위로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양 정상은 각 호텔밖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질 못해 정상회담을 취소하게 됐다. 당시 자카르타 경전철,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KP 일관제철수 합작사업 등 논의할 굵직한 경제분야 협력 사업이 많았는데 모두 다음으로 미뤄져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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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11시간의 비행끝에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 기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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