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정광성 기자]문재인 정부의 11조2000억원 규모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중 공무원 증원 예산에 공동 반대해온 야3당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19일 "구체적 증원 수요계획이 없는 공무원 배가 움직임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여당에 각 부처별 5년간 구체적인 중장기 공무원 수요계획과, '일반 공무원 증원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일 언급을 토대로 한 입장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공무원 증원 예산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쟁점이 좁혀진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추경과 연계하지 않고 조속한 처리에 협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예결위 야3당 간사인 김도읍 자유한국당·황주홍 국민의당·홍철호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18일) 갑자기 추경을 통한 공무원 증원 계획은 포기하는 대신 공무원 1만2000명을 편법으로라도 금년 내 신규 추가 채용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입장이 노출되면서 심의가 미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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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교섭단체 야3당 간사인 김도읍(가운데) 자유한국당·황주홍(왼쪽) 국민의당·홍철호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18일) 갑자기 추경을 통한 공무원 증원 계획은 포기하는 대신 공무원 1만2000명을 편법으로라도 금년 내 신규 추가 채용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입장이 노출되면서 심의가 미뤄지고 있다"며 "구체적 증원 수요계획이 없는 공무원 배가 움직임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사진=미디어펜 |
이들은 "현재도 퇴직 공무원 충원 등 이유로 1년 평균 3만8000명의 공무원을 채용하고 있는데 정부는 5년간 17만4000명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공무원을 두 배씩 새로 늘려가겠다는 것"이라며 "17만4000명 채용 시 30년간 소용되는 인건비는 약 327조8000억원에 달해 막대한 국가 재정소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인재들이 무더기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린 결과 중소기업 등 민간부문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그만큼 활력을 잃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공무원들의 나라가 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마침 오늘 각 당 대표들과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대통령께서는 '저도 일반 공무원들의 증원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극적인 입장 변화를 보여줬다"고 짚은 뒤, 요구 사항으로 "우리 사회 개혁 중 가장 시급한 게 공공부문 개혁이기 때문에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새 정부의 입장 천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무원을 무작정 몇명 늘리겠다는 식이 아니라 부처 별로 5년 간 중장기 수요계획을 국회에 제출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 공무원 재배치 계획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헐렁한 공직사회가 있는 반면 아주 빡빡한 격무부서들도 있기 때문"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저희는 11조원대의 추경은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해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을 돕고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국민 혈세로 먹여 살리는 공무원의 무분별한 대규모 신규 추가 채용문제만큼은 국회에서 좀 더 충실하게 논의하고 그 결과를 국민 여러분께 소상히 보고드리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동의 없는 대규모 공무원 증원 계획을 고수할 건지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밝혀달라"며 "오늘 드리는 말씀이 공무원 증원과 공공부문 구조개혁에 관한 국민적 논의의 생산적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3당 간사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 증원은 추경 80억원이 아닌 목적예비비 집행도 불가능하냐'는 질문에 "80억도 안 되지만 목적예비비 사용해서 공무원 조직을 17만4000명 추가 확대하는 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게 야3당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불가피한 증원이 필요한지 꼼꼼히 따져서 쓰라는 거지 목적예비비 있으니 반드시 증원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강조했다.
특히 "1만2000명 공무원 증원 계획을 정부여당이 '드롭'한다면 추경 통과, 그러나 공무원 증원계획을 추경과 묶으면 추경도 갈 수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이들은 7월 임시국회 기간이 종료되는 8월2일까지 기간 내로 "정부조직법 개정을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조직법은 합의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처리하고, 추경은 회기 내 처리를 목표로 계속 추진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여야간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되고, 내달 2일 이전까지 추경안 조율 '연장전'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