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검찰의 대 변화 바라고 있어…제3의 논의기구 구성해달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신임 문무일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갖고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치에 줄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일부 정치검찰의 모습이 있다면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묵묵히 업무에 임해온 검사들도 더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검찰 대개혁을 예고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문 총장에게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으셨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문 총장은 “바르게 잘 하겠다. 공무원생활을 30여년 간 했는데, 임명직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잘 느끼고 있다. 마지막 공직이니 저에게 개혁을 추진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정말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국민께서 검찰의 대 변화를 바라고 계신데, 그것은 검찰을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국민께 신뢰받는 기관이 되기를 바라는 애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불신을 근절할 수 있는 검찰의 근본적인 변화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임명식 관련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정치도 검찰을 활용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하지만, 검찰 스스로 중립의지를 확실히 가져야 한다. 이것이 총장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합리적 조정을 위한 토론이 필요하지만 조정 자체는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 갖고 제3의 논의기구 구성 등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 공직자비리수사처에 대해 문 대통령은 “검찰 자체만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이다. 그 중에 검찰도 포함되는 것뿐”이라며 “과거 2002년 경 이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 반부패기구로 출발했던 처음의 도입 취지를 잘 살려나가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신임 문무일 검찰총장(사진 앞줄 오른쪽)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갖고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을 당부했다./사진=청와대 제공


한편, 문 총장은 이날 임명식에서 대통령의 인사말에 대한 화답을 건넨 직후 “인사청문회 때 여야 의원들로부터 각기 다른 많은 주문을 받아서 한시가 생각이 났다” 라며 한시를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이 인용한 한시는 대만 학자 난화이진(南懷瑾)이 쓴 ‘하늘이 하늘 노릇하기가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란다, 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고 농부는 비 오기를 기다리는데, 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날씨를 바란다’라는 시로 검찰개혁을 앞두고 검찰조직 내부의 바람뿐 아니라 정치권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데 대한 복잡한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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