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주요 기업 경제인 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사람중심 경제’를 목표로 일자리 중심, 소득주도,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그 방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이들 기업인과 만나 약 20분간 '칵테일 타임'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과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혹시 이 패러다임의 전환이 경제와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 보니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고민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와 경제기구의 한결 같은 고민이고 화두였다. 우리나라만 특별하거나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흐름과 함께 가는 것”이라며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하기를 요청하며, 그 목표를 이루도록 함께 힘을 모아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태원 SK 회장은 “지금 저희는 여러 형태를 실험해 보고 있는데 사회적 기업이 대표적인 예다”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 기업 200개 지원을 통해 고용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며, 정부도 공공조달 시장에 대한 사회적 기업의 접근을 확대해 줄 것을 건의 드린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 가치 창출 결과를 측정하고, 그것을 평가에 포함하는 시스템도 제안을 드린다. 아울러 임금 공유 제도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고용디딤돌’ 정책을 통해 협력사 인턴을 직접 채용해 교육시키는 등 간접적 지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관계 법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라”고 당부했으며,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사회적 기업의 조달시장 접근 확대는 이미 검토 중에 있고, 평가지표에 사회가치를 포함하는 장치를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황창규 KT 회장은 “4차 산업과 인력 양성에 대해 수요-공급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하여 4차 산업혁명 관련 교육센터를 대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지원할 것을 건의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권오현 삼성 부회장은 “반도체는 ‘당연히 잘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시는데 현재 반도체도 인력 수급 문제에 크게 봉착해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과 관련하여 인력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이공계 인력 양성, 반도체 소재 장비,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노력, 이런 것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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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에 앞서 열린 '칵테일 타임'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황창규 KT 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사진=연합뉴스 |
이어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가 40% 이상의 인력을 여성 인재로 채용하고 있는 것과 지난 10년간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려온 점을 소개하고, 서비스 산업과 유통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조업 분야보다 월등하므로 서비스 산업 육성 대책을 적극적으로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은 “앞으로 3년 동안 롯데의 정규직화 전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창수 GS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세금을 많이 내도록 노력해 왔고, 또 기업은 앞으로도 그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정부도 이러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를 건의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관계를 많이 만들어야 한국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데, GS의 경우 GS리테일 가맹점주에 대해서는 최저수입 보장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조선업의 위축으로 최근 사기가 많이 저하되어 있지만, 가장 힘든 것은 조선산업이 사양산업이고, 노동집약적 산업이라고 하는 사회인식이다”면서 “그러나 무엇보다 조선 산업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고, 그래서 포기할 수 없는 분야이며, 조선산업은 기술과 자본과 시설집약 산업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조선산업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면서 “조선업의 불황 극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며 인력 양성, 해양기자재 개발 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경이면 조선산업이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그때까지 공공발주를 통하여 자체 수요를 늘리는 방법을 고려해달라”면서 “중소업체의 경우 수주를 하더라도 금융지원이 있어야 효과가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조종사와 정비사들의 부족과 항공산업의 국제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정부 측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틀 모두 자리를 지켰다.
간담회 참석 기업은 자산 순위에 따라 정해졌다. 재계 순위 1위부터 15위 기업 중 협동조합 형태인 'NH농협'이 빠지고 대신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으로 추천받은 오뚜기가 포함됐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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