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오는 8월27일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대한 출마를 공식 선언해 이로 인한 당내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안 전 대표는 3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번 출마 선언으로 반대 기류를 둘러싼 국민의당 내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당 대표 출마 선언문에서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말했으나, 앞서 안 전 대표 출마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던 국민의당 의원 12명은 성명서를 통해 책임정치의 실현과 당의 회생을 위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조배숙, 주승용, 유성엽, 장병완, 황주홍,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이상돈, 이찬열, 장정숙, 정인화 의원 등 12명이 참여했다.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당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지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제보조작 사건에 지도부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것으로 대선 패배 책임이 덮어지고 정치 복귀 명분이 생기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8·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서 “당을 개혁의 출발점에 세울 혁신의 기수를 찾는 것이 이번 당대표 선거다”면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말했으나,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도 안 전 대표의 불출마를 공개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전 대통령후보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안 전 대표가 불출마해야 되는 이유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의 당 대표 출마 결정이 당에 도움되는지에 대해 돌이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기가 좋지 않다. 아직은 자숙하고 성찰하며, 정치인으로서의 실력을 키우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출마 명분에 대해서도 “‘안철수의 새정치’에 대한 희망은 절망으로 국민의당에 대한 신뢰는 불신으로 변질됐다. 지금 당권에 도전하면 피로감만 쌓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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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가 지난 7월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 관련 당원 이유미씨 등의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치적 책임을 인정했다./사진=국민의당 제공 |
이러한 당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선언으로 국민의당 내부 갈등의 불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 출마선언 직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될 일이 현실이 됐다. 이로 인해 당내 갈등은 더 커질 것”이라며 “벌써 탈당하겠다는 의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선언문에서 당을 구하기 위해 결심을 했다고 했는데 이러한 안 전대표의 결심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에 대해 "국민들께도, 우리 국민의당에게도 안철수 전 후보 자신에게도 결코 잇어서는 안될 최악의 결정이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마지막 순간까지 간곡히 만류했다"면서 "또한 절대다수의 의원들의 반대에도 안 전 대표는 출마했다"고 아쉬움을 표출했다.
박 전 대표는 "당 일부에서는 혼란, 분열의 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분열 운운은 금물이다"면서 "안 전 대표가 비록 출마 선언을 했지만 후보등록일인 10일까지는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며 안 전 대표의 사퇴를 조심스럽게 요구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실제로 국민의당 내 동교동계가 '집단 탈당'까지 거론하는 등 여론도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인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일부 호남 의원들이 안 전 대표 출마에 반대 의견을 밝힌 가운데 동교동계가 "탈당을 불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으로 호남 인사들의 원심력이 강화되며 집단탈당으로 이어질 경우 국민의당은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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