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서울 25개구 전지역 투기과열지구. 강남4구 등 11곳은 투기지역.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청약1순위 자격 요건 강화.
넣을 것은 다 넣었다는 ‘부동산 규제 종합선물세트’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 주택시장은 말 그대로 '패닉(공황)' 상태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었던 강남 재건축시장은 거래가 사실상 끊어졌고, 상대적으로 실수요 중심의 거래가 많은 강북권도 술렁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8·2대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역시 강남권이다. 8·2대책이 강남권을 겨냥한 것인 만큼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북 지정됐다.
직격탄을 맞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후 사실상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불과 며칠전만 하더라도 호가가 오르며 매물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팔려는 사람이나 사려는 사람이나 모두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강남구 개포동 우리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번 폭탄(6·19 부동산대책)은 버틸 만했는데 이번 대책은 너무 심각해 모두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 동결을 넘어 거래 절벽까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거래절벽 속에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이른 바 '급매물'은 가격이 급락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8·2대책이 발표되는 날 반포한신3차 전용면적 168㎡가 거래됐는데 당초 얘기됐던했던 금액보다 2억원 더 내려 계약이 이뤄졌다. 당초 전날(1일) 계약서를 쓰기로 했다가 일정 때문에 하루 미뤘는데, 대책이 나오면서 가격이 더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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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 연한이 가시화되고 있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자료사진=미디어펜DB |
목동이 속해 있는 양천과 노원구도 강남4구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은 없지만 마치 폭풍전야 같다는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양천구 목동 목화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목동도 이중(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묶인 만큼 한두달 정도는 소강상태를 이어갈 것 같다”면서 “그나마 (목동은) 중대형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처럼 집값이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노원구 양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직은 문의전화가 많진 않지만 노원구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진 것은 분명하다”며 “일부 지역만 집값이 오른 노원구가 왜 투기지역까지 중복 지정됐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가재울뉴타운과 인근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후광 효과로 신흥 주거지역으로 부상한 서대문구는 상대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투기지역 지정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나 실거래가에 따른 과세는 배제되기 때문이다.
아현역거성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다”며 “대책 발표 후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급매가 나오면 알려달라는 부탁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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