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이동통신 3사에 대한 정부의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상향 통보가 임박하면서 소송전으로 불거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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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선택약정요금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는 행정처분을 담은 공문을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에 이통 3사에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까지만 해도 과기정통부 이날 이통사에 공문을 보낼 방침이었다. 그러나 25% 요금 할인 적용 범위에 대해 통신사와의 협의가 난항을 겪자 일정을 늦춘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상향 조정할 선택약정 할인율을 신규 가입자뿐 아니라 기존 고객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통사들은 25% 요금할인이 이통 3사 매출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며 난색을 표해 왔다.
이통 3사는 정부의 행정 처분 공문을 수령한 다음, 효력 정지 가처분과 행정 소송 등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통 3사가 행정 소송까지도 거론하며 강경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수천억원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올 초 기준 선택 약정 가입자는 이미 15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가입자의 27.5%에 달하는 기존 선택 약정 가입자들에게 상향된 할인율을 적용할 경우 이통 3사의 매출 감소분은 3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이통사의 설명이다.
아직 논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사안인 만큼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에 보낼 최종 공문에 ‘기존 가입자에게도 소급적용된다’는 등의 내용은 포함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로써는 신규 약정 체결자에 한정해 적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만일 행정처분 공문안에 기존 가입자들에 대한 소급 적용 내용이 빠질 경우, 과기정통부는 제도 시행 직전까지 기존 가입자 적용 방침에 대해 이통 3사와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가입자에 소급 적용할 법적 근거가 없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개인과 통신사 간 거래는 민간 계약에 해당, 정부가 강제할 권한은 없다.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도 어긋난다.
이통사는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상향 정책 시행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권 초기부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게 이통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계 통신비 인하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국민들의 비판 여론도 무시하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에 한해 25% 요금 할인율 상향을 적용한다고 하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할인율 상향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라며 “안으로는 국내외 주주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고 밖으로는 정부의 압박 및 통신비 인하 여론을 고려해야 하는 사면초가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택약정 요금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하는 정책을 다음 달 1일 강행하겠다던 과기정통부는 시스템 준비·기존 약정자 계약 변경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행일을 보름가량 늦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선택 약정 할인율 상향은 다음 달 15~16일쯤 시행될 전망이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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