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통 3사 번호 이동 전월 대비 8만건 감소한 43만1872건
소비자들 '이달 말까지 기다려보자'며 스마트폰 구매 미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통신환경 급변에 따라 국내 번호이동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 통신 환경 급변에 따라 국내 번호 이동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을 제외한 이동통신 3사간의 번호 이동 건수는 전월(51만805건) 대비 약 8만건 감소한 43만1872건을 기록했다. 1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 역시 전월 대비 17% 감소한 1만7923건이었다. 

이통업계는 오는 15일 선택 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 등 통신 요금 상황이 급변하는 데 따른 여파로 보고 있다. 할인율 상향 이후로 휴대 전화 구입을 미루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삼성·LG·애플 등 제조사들 역시 하반기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택 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 이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과 LG전자의 V30은 오는 21일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번호 이동은 이통 3사의 가입자 유치 승부처다. 이통 3사가 번호 이동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 전까지 약 한 달간의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통 3사도 기존 출시된 스마트폰의 지원금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LG G5를 비롯한 중저가폰 등의 지원금을 대폭 상향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지원금 혜택을 강화했다. 

그러나 시장에 큰 변화는 일으키지 못하는 모양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달 말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21일 출시 예정임에도 소비자들이 이달 말로 제품 구매를 미루는 이유는 따로 있다. 30일자로 휴대전화 단말기 지원금 상한선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중순 이후 나타난 폰 구매 연기 양상이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 “대다수 소비자가 구매를 1∼2개월 미룰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이달 말까지 스마트폰 구매를 차일피일 미룰 경우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 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려던 국내 제조사들의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12일 공개 예정인 아이폰은 국내 시장에는 10월 중 출시가 점쳐진다. 

휴대전화 판매점의 한 관계자는 “요즘 들어 휴대전화를 개통하려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다. 방문 고객 역시 선택 약정 할인율 상향 등에 대한 문의만 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9월 중순 이후 사상 최대의 번호 이동까지도 예상되는 만큼 다른 매장들 역시 이 시기에 주력하려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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