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기독계로부터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의 군대 내 동성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 조항의 합헌 결정 당시 위헌 의견을 냈으며, 이런 사실이 최근 새롭게 부각되면서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부터 의원들의 휴대전화로 '김 후보자 인준안을 통과시키지 말라'는 문자가 하루에 3000통 이상이 쏟아진다고 전했다.

이는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다음날인 4일 정기국회 상정된다는 정보를 듣고 이같이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의당 의원은 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난 주 일요일부터 하루에 5000여건의 문자폭탄이 쏟아졌다"면서 "같은 내용들이 수천개의 다른 번호로 날아 와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박지원 전 대표의 경우 6000통의 문자가 왔다며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또 다른 문자폭탄에 시달린다. 헌법재판소장 인준에 반대하라는 내용"이라면서 "보내시지 않아도 참조할 테니 제발 부탁드린다"고 호소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이런 문자폭탄이 자신들에게만 쏟아지는 것에 대해 내심 억울해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이 김 후보자의 군대 내 동성애 처벌 조항 위헌 의견에 대한 여당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며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의 대한 투표를 의원 개인의 의견에 맡겨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가 동성애 판결 뿐만 아니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 판사 자격으로 시민군 7명을 버스에 태워 운전했던 운전수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것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도 없다는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 후보자가 임명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자는 "헌법재판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재판관들이 소장에 임명되기 위해 정권에 입맛의 맞게 판결을 내릴 것이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 헌법기관이 정치단체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대부분 의원들이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자율 투표긴 하나 우리당에서도 찬성표가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의원들이 기독계로부터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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