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북한의 잇단 미사일‧핵 도발로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재계가 한국과 중국의 갈등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꼬투리 잡고 있는 중국이 무역 장벽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보기술(IT) 산업의 기술경쟁력이 강조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보복 수위가 소비‧유통에서 자동차까지 확대된 가운데 우리 수출의 뼈대인 IT 분야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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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 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최근 롯데는 결국 중국내 롯데마트 매각을 결정했다. 긴급운영자금을 조달 하는 등의 방안을 동원했으나 결국 해법을 찾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8조원 가량을 투자한 롯데의 중국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중국 사업이 위협받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등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최근 현대차는 중국 판매량이 반토막 나는 등 침체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한국산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규제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까지 중국발 사드 후폭풍은 소비재 등 자국 기업들이 대체할 수 있는 업종에 집중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등 첨단기술 업종에는 영향이 거의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IT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중국이 몽니가 전 산업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출 최대 효자종목인 반도체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반도체의 수출 신화와 수출경쟁력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는 초고집적 반도체 기술 부문에서만 2~3년이고, 대부분은 1~2년으로 줄어든 상태다.
최근 IT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생존 전락 마련에 대한 고민이 확대되고 있다. 현지 업체들이 기술력을 빠르게 축적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자국기업 보호 전략이 점차 노골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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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중국 기업들에게는 막대한 내수 시장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우선 선진 기업들의 제품을 모방해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고, 이 실탄을 바탕으로 해외기업과 기술을 사들이고 있다.
전자부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새로 개발한 부품을 수출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제품들이 나온다”라며 “중국 제조사들은 품질이 조금 떨어져도 자국 기업들의 부품을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우리 기업들의 현실이다.
중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고도화 말고는 답이 없다는 것이 IT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공격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 격차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이 IT 산업에도 어깃장을 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IT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현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이 중요하다”라며 “자국 산업에 우리 IT기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중국이 어떤 자세를 취할지 모른다”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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