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국내 1, 2위 이동통신 사업자 SK텔레콤과 KT의 경쟁이 '자율 주행차'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
|
|
▲ SK텔레콤은 지난 21일 오전 경부고속도로에서 자사의 자율 주행차의 시범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사진은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안에서 연구원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주변 차량 상황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
23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자사의 자율 주행차의 시범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만남의 광장부터 수원신갈 나들목(IC)까지 경부고속도로 약 26㎞ 구간에서 안정적인 운행을 선보인 것이다.
이날 약 33분간 고속도로를 누빈 SK텔레콤의 자율주행차는 앞차와 안전 거리가 확보되면 가속을 하고, 전방에 차가 갑자기 끼어들면 감속하는 등 주변 상황을 즉시 판단해 속도를 조절했다. 정체 구간에서는 차량 흐름에 맞춰 서행과 정지를 반복하고, 분기점이나 나들목 합류 지점에서는 진입 차량에게 길을 양보하기까지 했다.
지난 7월 통신사 최초로 자율 주행 임시 허가를 취득한 SK텔레콤은 올 초 '차량기술연구소'를 신설하며 다양한 기업, 기관 등과 협력하여 자율 주행차의 인공 지능 컴퓨터, 센서, 통신, 경로판단/추적 등 기반 기술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번 자율 주행차의 성공적 시범 운행은 여러 파트너들과의 협력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KT도 지난 22일 국내 최초로 자율 주행 버스의 운행 허가를 국토교통부로부터 취득했다. 이에 따라 KT의 자율 주행 버스는 이달부터 일반 도로에서 시험 주행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국토부의 인증을 획득한 자율 주행 차량은 수 십대에 이른다. 그러나 대형 차종인 버스로 자율 주행 허가를 받은 것은 KT가 유일하다.
버스는 승용차에 비해 자율 주행 기능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버스는 승용차와 달리 핸들, 브레이크 등 차량 주요 부품에 전자식 제어 기능이 구현되어 있지 않다. 센서 부착 위치도 높아 차량 주변의 사물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도 어렵다.
길이가 길고 무거운 차체도 자율 주행을 위한 차량 제어의 어려움으로 꼽힌다. 그동안 자율 주행 버스가 벤츠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몇몇 자동차 제조사에서만 개발이 이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자율 주행차 개발에 몰두해 온 KT는 단독 자율주행, 군집 주행 등 추가적 기능까지 갖춘 자율 주행 버스를 탄생시켰다. 이 버스는 라이다, 카메라 등 기존 센서 말고도 KT의 무선망을 활용, 오차 범위가 ㎝ 급인 정밀 위치 측정 시스템까지 탑재하고 있다. 지난 2월 테스트를 통해 일반에 시연을 보인 바 있다.
|
|
|
▲ KT 자율주행 버스에 탑재된 기술 /사진=KT 제공 |
이들 이통사가 자율 주행차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율 주행 자체가 네트워크 기반으로 이뤄지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교통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대처하는 일은 각종 센서로부터 정보를 입력받아 서버에 저장함으로써 가능하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전달 및 저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5G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통사들은 이미 자율 주행을 위한 기본기를 갖춘 셈이나 다름없다. 통신업계 성장의 중심축이었던 무선 사업에서 정체를 겪는 만큼 새로운 도전도 절실하다.
이통업계에서는 자율 주행차가 상용화 되면 이통사의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휴대전화, 인터넷 등 사용자에게 과금을 해오던 기존 방식과 달리 차량들을 상대로 통신비 청구가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차안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게 되면서 가입자당 매출(ARPU) 역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율주행차는 통신산업 매출 성장에 결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0년 자율 주행 기능이 적용된 차량이 2억5000만대에 이르고 2030년이면 전체 자동차의 26%가 완전 자율 주행차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