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군대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은어와 낯선 한자어 가운데 군인들은 순화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단어로 '촉수엄금'을 꼽았다.

'촉수엄금'은 '손대지 마십시오'를 의미한다.

한글학회는 8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오는 13일 여는 국어학 학술대회에서 박재현 상명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군대 은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발제문에 따르면 박 교수는 군대 은어 26개와 낯선 한자어 12개를 선정해 군인들에게 사용빈도와 개선 필요성, 순화어의 수용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조사 결과, 군인들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단어 중 1~3위는 '촉수엄금', '납부를 뜻하는 '불입', 신병이나 계급이 낮은 군인을 부르는 '짬찌'였다. 이어 불빛 가리기를 의미하는 '등화관제'와 빈 병을 가리키는 '공병'이 뒤를 이었다.

   
▲ 군대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은어와 낯선 한자어 가운데 군인들은 순화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단어로 '촉수엄금'을 꼽았다./사진=현대 자동차그룹 제공


반면 방상 내피인 '깔깔이', 봉지라면을 의미하는 '뽀글이', 전역 대기병을 지칭하는 '말년'은 
개선 필요성과 순화어 수용 가능성 수치가 낮았다.

개선 필요성은 높지만 수용 가능성은 낮은 단어도 있었다. 군인들은 '뺑이 치다'를 개선해야 할 은어로 인정하면서도 순화어로 제시된 '고생하며 힘든 일을 하다'가 의미상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군대 은어는 무엇을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어 의사소통의 혼란을 초래하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소외시킬 수 있다"며 "상대를 낮춰 부르는 의미가 포함된 군대 은어의 사용은 그 자체로 폭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저속한 표현이라고 판단해 기계적으로 순화한 대체 표현을 쓰도록 강요하는 것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국방부는 국립국어원 등 국어 관련 기관과 낯선 한자어, 번역투 표현, 은어 등을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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