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자유한국당이 2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강행한 데 대한 반발로 국정감사 전면 보이콧을 선언, 또다시 장외 투쟁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을 두고 여야 3당은 물론 당내 일각에서도 ‘명분 없는 투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 사퇴한 방문진 이사 2명이 옛 여권의 추천 몫이었기 때문에 잔여 임기는 한국당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번째로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특히 한국당은 방통위가 당초 국감 이후에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하려고 했다가 서둘러 한 배후에 청와대와 여당이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방통위 설치법에는 ‘외부의 부당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돼 있지만 여권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를 내세운 셈이다.

이로 인해 전날인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이 파행을 겪기도 했다. 당초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국감은 한국당의 불참으로 오후 2시15분에 다시 시작됐으나 곧 정회가 선포됐다.

한국당은 지난 9월에도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 반발하며 정기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장외투쟁을 벌였다.

당시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에 대한 투쟁"이라며 국회 보이콧을 통해 국민들에게 고발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의 이번 국감 보이콧을 놓고 여당과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이 갑론을박 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도 국감 보이콧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의 보이콧 선언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한국당 관계자는 27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 보이콧이다. 개인적으로 두 번 모두 명분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은 국감에 충실하면서 당내 갈등을 하루 빨리 봉합해 문재인 정부를 더 강력하게 견제할 힘을 키울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내 결정이니 어쩔수 없이 따라 가긴 하지만 싸우더라도 국감장에서 당당하게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와 친박계간 갈등도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판을 키워봤자 당만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홍준표 대표가 방미 중인 상황에서 당이 국내 이슈를 잡아 버리면 미국에서의 홍 대표 성과는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물론 정부 여당의 방송장악에 대해 강하게 대응해야 되지만 당이 단합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당이 언제까지 국감 보이콧을 이어갈지 질문에는 이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1차적으로 홍 대표가 귀국하는 이번 주말이 될 수도 있지만, 다음달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 때 당 차원에서 시위를 벌인 뒤 복귀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 27일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영방송장악을 반대하는 취지에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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