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홍종학 중소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에게 8억원 상당의 상가 건물 지분을 증여해 논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홍 후보자의 딸이 귀족학교로 알려진 청심국제중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홍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분석한 결과 홍 후보자 딸이 경기 가평군에 소재한 청심국제중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심국제중은 특성화중학교로 특목고 진학률이 높고 수업료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201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청심중의 1인당 평균 납부액(수업료·기숙사비·급식비 등)은 2014년 기준으로 1499만 원이다. 대원국제중(1054만 원)과 영훈국제중(924만 원) 등 다른 국제중보다 월등히 비싸다.

특히 청심국제중은 국제중으로 잘 알려진 영훈국제중, 대원국제중 등에 비해서도 학비가 비싸고 전원 기숙사 생활에 원어민 교사의 비율이 20%가 넘어 상당수의 수업이 영어로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특목고·자사고의 단계적인 일반고 전환을 공약했고, 김상곤 부총리,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특목고·자사고·국제중 폐지방침을 밝히는 등 현 정부의 특성화중·특목고에 대한 폐지 정책은 확고한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자녀는 대부분 특수목적고·자사고에 진학하는 국제특성화중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돼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홍 후보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자녀의 영훈국제중 부정 입학 논란 당시(2013년)에도 재벌의 부의 대물림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던 국회의원이었다.

또한 2007년 대선에서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특목고가 입시학원화했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자 측은 "딸의 국제중 재학 사실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할 얘기가 없다"면서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 후보의 자녀가 외할머니(홍종학 후보의 장모)로부터 약 8억 원 상당의 건물을 증여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일각에서 홍 후보의 증여세 탈루 의혹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홍종학 후보는 “장모님의 건강 악화로 국회의원 재직 중 재산을 정리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절차에 따라 증여세를 정상적으로 모두 납부 후 우리 딸 아이가 증여를 받았다”고 밝힌바 있다. 

   
▲ 홍종학 중소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에게 8억원 상당의 상가 건물 지분을 증여해 논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홍 후보자의 딸이 귀족학교로 알려진 청심국제중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맨 왼쪽이 홍 후보자다./사진=연합뉴스


이 밖에도 홍 후보자의 저서에 사용된 표현들 또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홍 후보자는 저서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를 통해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 따르고 다시 물질적 풍요는 성적순으로 배분된다는 생각이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은 하얀 거짓말"이라고 밝히며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또한 홍종학 후보자는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보도되는데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거나 조그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데 성공했는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 저서를 통한 학벌제일주의 논란에 대해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 후보자의 논란은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는 게 야권의 반응이다.

이날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정세균 의장과 4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왜 문재인 정부는 야당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을 골라서 임명을 하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홍 후보자 인사는 장고 끝 대단한 악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내대표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상징적 인물, 결정체를 내정했다는 보고가 있고, 당 차원에서도 이러한 의견이 많이 개진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에 경험있는 인물을 물색한다더니 매월 5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딸에게 가점을 준게 아니냐"며 "상속받은 부자와 도전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벤처기업, 중소기업과는 너무 동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또 "홍 후보자는 1998년 쓴 책에서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꼭 서울대를 가야한다고 했다"며 "당시 홍 후보자는 경원대 교수였는데 자신이 소속된 대학과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서울대 가라는 책을 쓴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중기나 벤처기업에 대한 전문성이 전혀 없는 코드 인사로 국민 자존심이 납득하지 못한다. 철회해야 한다"며 "이 정부의 첫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모실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 대행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쪼개기 증여한 의혹이 있다"며 "그리고 삼수, 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를 가라는 저서는 비명문대 중소기업인들에 대해 근본적 소양이 없다고 비하했다.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아주 나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