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길어질수록 긴장감 높아져 결과 주목
[미디어펜=정광성 기자]국민의당이 2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끝장토론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대표와 호남계 의원들 간에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청 회의실에서 당의 진로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이견만을 확인한 채 해결은커녕 대립각만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안 대표는 호남권 중진의원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에 비유한 것에 대해 "내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또 현재의 국민의당 상황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진단하면서 "외연 확장을 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대파 호남계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대표가 어제 낮에도 중진 오찬에선 통합연대 안한다고 했다가 저녁엔 통합한다고 말하며 자꾸 말을 바꾸고 있다'면서 "만날 때마다 말이 달라지면 신뢰성이 없다. 거짓말하면 하면 안된다고 이야기 했다"며 안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도 "(안 대표가)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며 "어제는 이 말을 하고, 오늘을 이 말을 한다. 일련의 거짓말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원하는 재벌, 불공정, 정치선거, 공안, 남북관계, 위험사회 등 6대 개혁과제에 국민의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며 "나는 당을 깨고 싶지 않다. 통합을 밀어붙이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의총 도중 황주홍 의원도 기자들에게 "민주당과의 통합,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천상 내년 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40명으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승민 대표는 중요한 리더이기 때문에 최고의 예우를 갖춰 영입을 할 수 있는 대상"이라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 박지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원 간 갈등의 골 역시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개혁과 공당사수를 위한 당원연대'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성은 전 비대위원 등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 및 징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 전 비대위원을 비롯한 당원 500명은 또 당 당기윤리심판원에 "안 대표가 정체성을 훼손했다"면서 안 대표의 자진사퇴 및 징계신청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최근 안 대표를 향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 이상돈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당기윤리심판원에 제출하면서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양측이 끝장토론으로 정면충돌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서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분위기가 강성으로 흐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합을 둘러싼 안 대표와 반대파들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초반에는 화기애애하게 진행되던 회의가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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