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통신비 인하 문제를 다루는 사회적 논의기구인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법안을 강제하는 것에 대해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판매와 개통을 같이 하지 못하도록 법제화해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시장을 분리하는 게 골자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 제조사, 알뜰폰업계, 유통업계,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은 최근 2차 회의를 열고 단말기 자급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서는 공통적으로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단말기 자급제를 통해 단말기·통신요금이 기대만큼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제도 도입이 일부 업계에 주는 타격은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시민단체는 사전협의를 통해 통일된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의 단말기 통신 결합판매로 인한 문제점을 해소할 필요성이 크지만 법률로 완전자급제를 강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단말기 자급률 제고 및 단말기 구입비용 인하를 위한 정부, 사업자(제조·통신·유통) 차원의 대책과 노력을 촉구했다.
이통사들은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긍정, 부정적 효과를 모두 제시하면서 요금인하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고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완전자급제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를 가계통신비 인하의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단말기 자급제로 인해)서비스 경쟁이 촉발돼 요금이 인하 될 수 있다"면서도 "자급제가 시행되면 대리점과 판매점이 사라져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유통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등 실업자를 도출하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
|
|
▲ 대형 휴대폰 판매점에 단말기가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또 "자급제가 시행된다고 제조업체에서 (제품) 출고가가 혁신적으로 낮아지는 것에 대한 의문도 있다"고 말했다.
대리점들은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대리점은 이통사로부터 받았던 수수료와 인센티브 등은 사라질 수밖에 없어 반대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는 자급제 도입 시 단말기 지원금과 장려금이 없어지고, 제조사 유통관리 비용이 증가해 소비자 단말기 실 구매가가 올라간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가격이 저렴한 외산 단말기의 경우 유통기반이 미약해 경쟁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고, 소비자가 기대하는 만큼의 가격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협회는 30년간 쌓아온 유통망이 붕괴할 우려가 크고 완전자급제의 기대 효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법률로 자급제를 강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알뜰폰업계는 단말기 수급 여건이 개선돼 시장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지만 이통사의 요금 인하 시 영업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법률로 자급제를 강제하기보다 이통사 간 합의를 통해 자급제를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협의회는 다음달 8일 3차 회의에서 자급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