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 증인으로 소환된 최서원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신변상의 위협을 이유로 재판장에 나오지 않았다.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에 대한 제8차 항소심 공판은 장 씨의 불출석으로 개정 5분여만에 종료됐다. 이날 재판은 장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한국영재센터에 대해 증언하기로 돼 있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장씨의 불출석 사유에 대해 "지난 토요일에 정유라 주거지에 괴한이 침입하는 사건 있었다"며 "장씨가 초등학생인 아들과 단둘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라 신변의 위협 등 부담이 많이 되는 상황으로 출석이 어렵다고 얘기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시호 씨의) 선고기일이 12월 6일로 잡혀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출석을 하게 되면 언론에서 부정적인 보도가 나올 수 있어 본인 선고를 앞두고 증인으로 출석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고 이후에 기일을 잡아주면 반드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
|
|
▲ 최서원씨 조카 장시호씨가 작년 1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재판부는 "본인 선고와 증인 출석은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출석을 안했으니 (재판을) 진행을 할 수 없겠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11일 오후 2시에 장시호 씨를 증인 불러서 물어보도록 하겠다"고 전하며 재판을 종료했다.
앞서 장씨는 재판 선고일인 다음 달 6일 이후에 증인으로 나오겠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보낸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 23일 공판에서 "자신의 선고가 나지 않아 연기해 달라는 취지는 불출석 사유가 되지 않아 보인다"며 "본인이 그날 출석하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지만 특검 신청 증인이므로 가능하면 출석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장시호, 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해 입 열까
당초 특검과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장씨의 증인 출석을 두고 견해가 엇갈렸다.
변호인단은 지난 16일 공판에서 "장시호는 이미 원심에서 많은 증거조사가 이뤄졌고 새로 조사된 증거가 아님에도 특검이 지금까지 신청하지 않았던 장시호를 갑자기 심문하겠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최서원과 장시호의 비중을 보면 비교가 안 될 정도인데 특검의 최서원의 증인심문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의견을 말하면서 장시호를 별도로 증인 심문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특검이 "최서원과 박 전 대통령이 지난번처럼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변호인단의 지적에 특검은 "최서원 증인 심문에 대해 소극적인 것이 전혀 아니"라며 "원심에서 최서원이 증언을 거부한 점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장씨는 지난 2015년부터 동계센터의 설립과 운영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다만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이규혁 국가대표 스케이팅 선수 등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센터 이사진으로 내세워 삼성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모았다.
이에 변호인단은 "영재센터와 장시호의 관계를 전혀 알지 못했으며 이규혁 등 스타 선수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센터로 알고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의 하나로 사회공헌을 한 것 뿐"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반면 특검은 "이 부회장 측이 최 씨가 배후에 있다는 것을 알고 뇌물을 목적으로 후원금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증인으로 출석한 장 씨에게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 과정 등을 물을 계획이었다.
한편 장씨는 삼성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다음 달 6일 1심 선고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8일 장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 씨의 내밀한 관계를 매우 상세히 진술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기여한 점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며 구형이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