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뛴 가계대출, 금리인상시 직격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상당기간 지속돼온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란 관측 속에 시중은행의 지난달 신규 가계대출금리가 껑충 뛰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 금리상승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내 집 마련’을 위해 빚을 낸 서민들의 상환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1.25%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 속에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요동치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와 미국 금리인상, 한은의 꾸준한 인상 신호 등 인상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연 1.25%에서 0.25%포인트 인상되는 안을 유력시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미 이 같은 인상 기대가 선반영 됐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대출 금리는 연 3.46%로 전월과 같았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연 3.50%로 전월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5년 1월(3.5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 폭도 올 1월(0.1%포인트) 이후 가장 높다.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 일반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가 모두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3.32%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 금리는 0.24%포인트,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0.13%포인트 각각 뛰었다.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소비경기 위축 우려가 높아져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주게 돼 경제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금리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가계부채는 1400조원을 넘어섰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6655만원이며, 자영업자는 1인당 약 3억4000만 원의 빚을 지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원이 분석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재무건전성’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금융부채를 가진 가구의 연간 평균이자는 308만원에서 476만원으로 168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한계가구는 이자 증가액이 332만원으로 2배가량 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주담대를 이용하기 힘든 서민들이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등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