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해양프로젝트 발주 감소
선박·해양플랜트 원가 부담 증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조선업계가 미국 달러화 강세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및 법인세 인하·규제 완화 등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국제유가가 하락, 해양플랜트를 비롯한 해양프로젝트의 발주가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중공업 판교 R&D센터·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전경·대우조선해양 서울 다동 본사·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LR1 탱커/사진=각 사 제공


국제유가 상승을 업황 개선요인으로 꼽아온 업계 입장에서는 달러가치 상승이 반갑지 않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자원 개발 수요의 증가로 해양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나며, 제작했으나 인도되지 못한 선박의 인도 가능성이 높아져 조선사의 실적이 개선된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배럴 당 60달러 선으로 올라서면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업계는 달러가치가 상승하면 국제유가가 하락해 이같은 요소들이 줄어들 뿐 아니라 선박·해양플랜트에 대한 원가 부담 증가로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견적을 내는 시기와 계약 체결 사이에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하면 추가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수출기업들이 환율변동과 무관하게 정해진 가격으로 대금을 수령하는 환헷지 상품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그로 인한 이익을 반납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율 변동은 관리해야 할 리스크로 꼽힌다.

   
▲ 조선업계가 달러가치 상승으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1.00~1.15%에서 1.25~1.50%로 0.25%p 인상했으며, 내년에도 3~4차례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일본 등이 제로 혹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달러가치를 높인다.

미국은 내년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35%에서 20%로 낮추기로 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67건의 규제를 철폐하고 전임 정부에서 추진되던 규제 635건을 취소하는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를 통해 미국 기업이 연간 5억7000만달러(약 6200억) 상당의 규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인상과 법인세 인하 및 규제 완화 등 이른바 '경제 활성화 패키지'는 해외로 유출된 달러의 리쇼어링을 야기, 달러가치 상승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의 발달 및 정유사들의 비용절감 등으로 채산성이 증가, 손익분기점이 되는 유가(BEP)가 낮아져 국제유가가 60달러 선을 유지해도 발주 물량이 나온다"면서도 "강달러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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