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자유한국당이 '조직혁신' 차원에서 현역의원 4명을 포함해 전국 당협위원장 62명을 교체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친박' 등 당사자들의 거센 후폭풍이 예상 된다.
이번 당협위원장 컷 오프는 홍준표 대표가 취임한 후 줄곧 강조해온 혁신의 일환으로, 당협위원장 물갈이 폭이 전체 당무감사 대상자의 약 30%에 달해 대규모 인적 혁신이 현실화된 것으로도 평가될 수 있다.
특히 현역의원 당협위원장 교체대상에 서청원, 유기준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 중진들이 포함되어 있어 당 내홍의 기폭제가 될 공산이 있다.
지난 17일 홍문표 사무총장과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당무감사 대상자 214명 가운데 현역의원 4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58명 등 총 62명을 교체 권고 대상으로 확정해 그 규모가 29.0%에 달했다.
이번 당무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홍 대표 체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안정보다는 혁신에 무게를 실은 흔적이 역력하다.
숫자가 보여주는 규모 면에서도 그렇지만 면면을 살펴볼 때 정치적 파급력이 큰 당협위원장이 상당수 교체 권고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18일 당협위원장 대거 교체에 따른 파장을 고려해 최고위원회의 대신 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한국당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지만, 이날은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원내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 같은 일정 조정은 전날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후폭풍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당무감사 결과를 놓고 당내에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류여해 한국당 최고위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울분을 터뜨린 데 이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재차 반발했습니다.
류 최고위원은 "여자 정치인을, 그것도 싹을 꺾거나 뭉개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어긋난다. 여성 정치인을 무시하는 오래된 정치 악습"이라며 "홍 대표는 여자를 무시하는 마초가 맞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여기에 친박계의 맏형 격이자 국회 최다선(8선)인 서청원 의원은 전날 "고얀짓"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은 데 이어 이날도 간접적으로 당무감사 결과에 '항의 표시'를 했다.
서 의원(경기 화성갑)을 비롯해 경기 화성지역의 갑·을·병 당협위원장이 일제히 교체 대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 이 지역 시도의원 등은 이날 '한국당의 대통합과 위기극복 방안'을 주제로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어제 발표한 당무감사 결과의 원천 무효를 선언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서 끝까지 투쟁 할 것을 선언한다"면서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협위원장 교체는 지방선거를 포기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홍 대표를 향해 "당 대표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로 도덕성이 최우선시 되는 야당 대표로서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친박계 4선인 유기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교체 대상자로 선정된 원외 당협위원장 10여 명과 함께 당무감사 결과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는 물론이고 원내대표인 저도 발표될 때까지 그 결과를 전혀 모를 정도로 객관적으로 진행됐다"며 "당 지도부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일말의 오해를 남기지 않게 극도로 진중하고 신중했다"고 강조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사 결과를 놓고 자기 나름대로 논리와 이야기는 있겠지만, 주장이 지나쳐 당에 대해 흠집을 내는 좋지 않은 언사는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반면 비박계 관계자는 “한국당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하루빨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적극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 친박계 의원들이 ‘진박’(진짜 친박) 감별사를 자청해 나서면서 당을 혼란에 빠뜨렸던 장본인들이 이제 와서 뭔 할 말이 있겠냐”고 지적했다.
|
|
|
▲ 자유한국당이 '조직혁신' 차원에서 현역의원 4명을 포함해 전국 당협위원장 62명을 교체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친박' 등 당사자들의 거센 후폭풍이 예상 된다. 사진은 지난 11월 27일 오전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 모습./사진=자유한국당 제공 |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