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지난 10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2박 4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의 목적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한 UAE 측의 불만 무마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임 비서실장이 최근 UAE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면담하는 자리에 한국이 수주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의 총책임자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18일 조선일보는 임종석 실장이 무라바크 의장과 현지 국정 총책임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과 함께 지난 10일 한 테이블을 둘러 싸고 앉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칼둔 의장은 임 실장에게 "거액을 주고 바라카 원전 건설과 함께 완공 후 운영권도 맡겼는데,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건설과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고, 이에 대해 임 실장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고 조선일보 보도했다.
한국은 지난 2009년 12월 186억달러(약 20조원) 규모 바라카 원전을 수주했다. 운영을 제외한 건설 부문 계약금액만 단일규모로는 사상 최대 수출로 평가받았다. 한국은 지난해 10월에는 54조원 규모 이 원전 운영권을 따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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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석 비서실장이 지난 10일 오후(현지시간) UAE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 접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
임 실장의 UAE 방문 의혹에 대해 야당은 임 실장이 국회 운영위에 나와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반면 청와대와 여권은 사실 무근으로 전면 반박에 나섰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임종석 실장의 UAE, 레바논 방문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역대 최고급 굴욕 외교로 기록된 이번 중동 방문에 대해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상대로 강력한 추궁에 나서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국당 운영위 요청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호응하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미 제기된 의혹이 있다면 청와대가 국회 운영위에 나와서 해명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UAE에서 진행한 일정과 만난 사람들에 대해 소명하면 해결될 일이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청와대는 임 실장이 UAE 방문목적이 무엇인지 정부는 진실 있는 그대로 국민 앞에 소상히 얘기해야 할 것"이라며 "UAE가 우리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18일 의혹에 대해 "원전 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는 원자력이사회 의장이 아닌 아부다비 행정청장 자격으로 배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UAE 측에서 '항의를 목적으로 방한 계획이 있다'는 내용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특히 민주당은 한국당의 이 같은 주장이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며 운영위 개최에 반대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정가에 떠도는 '찌라시'에 청와대 관련 내용이 나올 때마다 운영위를 소집해야 하느냐"며 "지금 운영위에서 논의가 필요한 것은 이런 '카더라'식의 정치 공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주장에 대해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는 관계없다고만 얘기하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못하고 있어서 의혹이 더 불거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문제가 국내외적으로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근복적으로 탈원전 정책에 대해 신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은 "임 실장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스스로 국회 운영위에 나와 해명을 해야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자꾸 피하고 있는 것은 청와대가 의혹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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