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 주도한 서울…경기·인천의 2배 상승률
탄핵정국으로 시작된 2017년 한 해도 이제 보름여 밖에 남지 않았다. 탄핵정국과 문재인 정부 출범, 그리고 북핵과 사드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주택시장도 안갯속을 걸어야만 했다. 여기에 6·19대책과 8·2대책 등 잇따라 발표된 부동산 규제책은 주택 공급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어려운 결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 주택시장을 공급실적과 청약전쟁, 차별화 등 주요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편집자주]

[2017 주택시장 리포트-희비 엇갈린 집값] 세종·서울 뛰고 경남·울산 떨어져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올해 집값은 1.36% 올랐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11월까지의 변동률이다.

집값은 연초만 하더라도 이렇달 움직임이 없었다. 탄핵정국으로 불거진 조기 대선, 북핵과 사드 등의 정치적 불안정 속에 시장도 움츠러든 것이다.

얼어붙었던 집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5월 0.14% 오르며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집값은 6월(0.21%) 들어서는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6·19 부동산대책'이 나오는 확실한(?) 단초가 됐다.

대책의 영향으로 7월(0.18%) 잠시 주춤하던 집값은 8월들어 0.25%나 오르며 다시 급상승하다 잇따라 나온 '8·2대책'과 '9·5 후속조치' 등의 영향으로 다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값 상승률 1.36%는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1.3%(1년전 대비)와 비슷한 수치이다.

나타난 수치로만 본다면 2017년 주택 매매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의미있는 분석들이 꽤 있다. 우선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주택시장 차별화 현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도권과 지방간 엇갈린 집값 흐름이다.

   
▲ 2017년 광역시도별 집값 상승률/자료제공=한국감정원


22일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수도권 집값은 올들어 2.1% 오른 반면, 지방은 0.7% 상승에 그쳤다.

수도권도 경기(1.6%)와 인천(1.4%)에 비해 서울은 3.02% 올랐다. 서울이 경기나 인천에 비해 배 정도의 상승폭을 보인 것이다.

서울 집값 상승은 역시 강남권이 주도했다. 강북권이 2.5% 오르는 동안 강남권은 3.53%나 올랐다. 같은 강남권이라 해도 서남권(3.3%)보다 동남권(3.83%)에서 더 많이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많은 강남과 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강남4구가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강남 집값도 연초만 하더라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지만 5월 대선 이후 상승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6·19대책과 8·2대책 등 대출을 조이고 청약자격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서울 특성상 신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상황 인식이 집값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겪었던 학습효과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기와 인천은 전국 평균 상승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서울과 달리 경기·인천 집값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입주폭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동탄이나 용인 등에서 최근 집값 흐름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서 나타나듯, 경기·인천은 택지지구(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급된 대규모 물량이 입주에 들어가면서 집값도 조정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물량 우려에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전망도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지방도 지역에 따라 부침을 보이고 있다. 부산(2.35%)과 대구(1.08%)·광주(1.29%)·대전(1.41%)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울산(-0.88%)은 하락했다. 경남(-1.44%)은 하락폭이가장 컸고, 충북(-0.29%)과 충남(-0.48%)·경북(-0.75%)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경남과 울산 집값 하락은 최근 조선업 침체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세종시는 4.23% 올라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8·2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세종의 아파트값이 급상승한 영향이 컸다. 당시 세종시는 5월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가 내건 행정수도 강화 등의 공약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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