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 투표를 하루 앞두고 찬성·반대파가 각각 세력전을 벌이며 당내 갈등이 증폭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주축으로 한 통합 찬성파 당원들은 반대파들의 전 당원투표 반대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강행하고 있다.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24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 전 당원 투표'를 공고하고 투표인 명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투표는 27~30일 나흘간 진행된다. 27~28일은 'K-보팅(중앙선관위 온라인 투표 시스템)', 29~30일은 전화 ARS 투표가 실시된다.

국민의당 당원은 모바일이나 PC로 K-보팅 홈페이지에 접속해 투표할 수 있고, K-보팅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은 ARS 전화가 오면 투표하면 된다. 당 선관위는 31일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2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가자. 믿고 함께하면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며 "추운 겨울을 이겨내면 반드시 녹색의 새싹을 틔우는 봄이 우리에게 올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표직을 건 안 대표가 본격적으로 지지 세를 집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반대세력도 전 당원투표 중지하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한편 당원 결집에 하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한 의원 20명과 원외위원장 16명은 성탄절인 25일 법원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추진과 관련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 전당원투표’를 중지하고, 투표율이 1/3에 미달할 경우 개표를 하거나 투표 결과를 공표하지 말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반대파는 이 외에도 26일부터 진행되는 전당원투표를 거부하는 ‘나쁜 투표 거부 총궐기 대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쁜 투표-보수대연합 합당을 위한 안철수 대표 재신임 투표. 안철수 재신임 투표를 거부해 국민의당을 지킵시다”라고 적었다.

반대파는 전당원투표의 투표율이 1/3에 미치지 못하면 투표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이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 국민의당 당헌 당규는 주민투표법을 대개 원용해서 규정했다. 그래서 (유효 투표율) 3분의1 규정이 있고 (당원) 3분의1 이상이 참여하지 않으면 당원투표로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며 "한 10명 참여해서 10명이 찬성하면 인정해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유 의원은 "많은 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나쁜 투표 거부를 하자 해서 아예 전화를 받지 말자고 다들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투표율이) 한 자릿수나 나올까 싶다. 아주 우스운 꼴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대표도 전날(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바른정당과는) 혈액형이 다른데 어떻게 수혈이 가능하겠나"라며 "안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안 대표의 혈액형은 순간순간마다 바뀌는 편리한 혈액형은 아닐 것"이라며 "예산국회 기간에는 안 대표는 의원들에게는 통합 통자도 안 꺼낸다고 하더니 통합 추진 자파 소수 의원과 당원들을 데리고 전국을 순회하며 소통을 빙자하면서 통합을 외치는 이중적인 행태를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전 대표,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을 필두로 한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나쁜투표 거부 총 궐기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여론전에도 나선다.

국민의당 한 고위 관계자는 2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안 대표께서 투표를 강행하시는덴 이유가 있다. 어차피 정족수 신경 안쓰고 찬성표만 많이 나오면 된다는 계산이다"면서 "하지만 정당 대표면 그래선 안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기석 대표비서실장에게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당원 투표를 제안한 안철수 대표의 의원총회 참석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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