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를 맞이하는 건설업계에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함이 감돌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로 먹거리가 현저히 줄어든데다, 최근 3~4년간 호황을 맞이했던 주택시장도 올해는 침체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시장 역시 기대 만큼 열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재도약을 위한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다. 새해를 시작하는 건설사들의 야무진 각오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2018년 주목할 건설사③SK건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SK건설은 올해 건설사업과 연계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원년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갈수록 경쟁이 사업 환경에서 설계·조달·시공(EPC) 중심의 경쟁 입찰보다는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사업 위주로 수주활동을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18일 SK건설에 따르면, 그동안 SK건설은 ‘TSP 사업모델(개발형사업)’을 통해 고수익의 사업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왔다.
TSP는 토탈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의 약자로, 국내 건설사의 전통적 사업영역인 EPC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투자, 기본설계 및 유지 관리까지 참여하는 고객에게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SK건설만의 개발형사업 모델이다. 사업성 검토 등을 통해 양질의 사업을 기획·검토·제안해 사업화할 수 있고, 경쟁이 치열한 공개입찰 방식이 아닌 경쟁 없이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를 따낼 수 있어 사업성(수익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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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나칼레 프로젝트 조감도/자료=SK건설 |
SK건설이 지난해 수주한 세계 최장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대교'가 대표 사례. 지난해 3월 착공식이 열린 차나칼레 프로젝트는 총 3623m 길이의 현수교와 연결도로(81km)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차나칼레 주의 랍세키(아시아)와 겔리볼루(유럽)를 연결하는 왕복 6차선 다리다.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3조5000억원, 공사비 3조76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이다.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의 EPC뿐만 아니라 사업 시행자로 참여해 완공 후 16년여간 운영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SK건설은 대림산업, 터키 건설업체인 리막, 야피 메르케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따냈으며 각 사 지분은 25%로 동일하다.
지난달에는 총 사업비 14억4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545MW 규모의 수력 민자발전 사업권을 따내며 파키스탄에 첫 진출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340km 떨어진 카이베르파크툰크주(州)에 위치한 칸디아강 유역에 발전설비용량 545 MW 규모의 초대형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30년간 운영하고 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개발형사업이다.
SK건설은 지난 12월 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ATL사(社)와 파키스탄 칸디아강 유역에 건설될 수력 민자발전사업권 확보를 위해 칸디아 하이드로파워사(社)의 주식 89%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건설은 발전소 공사를 도맡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완공 후에도 운영에 참여하게 된다. 총 공사비는 11억 2천만달러(약 1조2000억원)이다. 공사기간은 60개월이며 2025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은 중국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500MW규모 이상의 초대형 수력발전 시장에 한국 건설사가 최초로 진출한 것으로 의미가 크고 향후 국내 업체의 추가적인 사업진출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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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세남노이 댐 전경/사진=SK건설 |
이 밖에도 SK건설은 라오스에서 수력발전소를 짓는 민자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오스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볼라벤 고원을 통과하는 메콩강 지류를 막아 후웨이막찬, 세피안, 세남노이 등 3개 댐과 발전소를 짓고 최대 690m에 달하는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이다.
발전용량이 410MW로 국내 최대의 충주댐과 맞먹는 초대형 규모다. 생산된 전력은 대부분 태국으로 판매된다.SK건설은 지난해 4월 라오스 현지에서 건설 중인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세남노이 댐 공사를 마치고 물을 채우는 임파운딩(Impounding)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세남노이 댐은 높이가 74m, 너비가 1.6km, 담수량이 10억톤에 달한다.
댐에 물을 채우기 위해서는 발전용수를 저장하는 시설물인 댐과 여수로 구조물, 발전소까지의 물길인 용수로 등을 건설하는 토목 공정이 완료돼야 가능하다. 앞서 SK건설은 작년 3월18일에 난공사 구간인 11.5km의 수로터널을 터널굴착장비인 TBM(Tunnel Boring Machine)으로 관통하며 세남노이 댐에서 발전소를 연결하는 총 15.7km의 용수로 공사를 마쳤다. 2015년 5월부터 TBM으로 굴착에 착수해 매일 17m씩 굴진한 지 671일 만이었다.
이로써 SK건설은 나머지 2개 댐의 완공과 함께 토목 공정을 마무리하고 발전설비와 전기를 운반할 수 있는 송전설비 공사에 매진할 계획이다.
SK건설 관계자는 “향후 예상치 못한 Risk를 대비해 계획보다 4개월 앞서 댐 공사를 마무리하고 담수를 시작했다”며 “라오스 수력발전 사업의 성공을 위한 든든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SK건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일찌감치 개발형사업을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책임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한 법무기능과 자금 조달을 위한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네트워킹이 개발형사업 성공에 핵심이라는 게 SK건설의 설명이다.
이러한 결과로 SK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많은 개발형사업을 수주‧진행하고 있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개발형사업에 오랜 기간 투자하고 준비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시장까지 사업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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