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차그룹이 5개 신사업(차량전동화·스마트카·미래에너지·스타트업) 투자를 가속화한다. 이 중 로봇과 인공지능 사업은 처음 공식화한 것으로, 자동차라는 본업을 넘어 새로운 분야에서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정의선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정 부회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수소전기차 '넥쏘' 공개와 동시에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을 시연했다. 현대차는 웨어러블 로봇 관련 세계 수준의 기술 역량을 확보, 연내에 조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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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18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은 최근 꾸준히 공을 들여 연구해온 미래사업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현대로템 등 핵심 계열사의 연구 인력을 대거 투입해 웨어러블 로봇과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3대 로봇 분야의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5년 '창조경제 박람회'에서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한 로봇 4종을 첫 공개한데 이어 매년 CES 행사에서 해당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미국의 이레그스(eLEGS), 이스라엘의 리웍(ReWalk) 등 경쟁업체의 착용로봇과 비교해도 20% 이상 가볍고 배터리 구동시간 등 부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이 웨어러블 로봇은 지난해 7월 'CES 아시아' 행사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내 전략기술본부를 통해 국내외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투자도 가속화한다. 지난해 12월 차량공유 스타트업 ‘럭시’와의 공동 기술 개발을 발표한 지 1개월만인 지난달 동남아시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투자했다.
이같은 결정에는 정의선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까지 4년 연속 CES를 방문해 자동차업계의 IT 트렌드를 살폈다. 그는 CES에 참석할 때마다 현대차그룹이 지향해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한 철학을 자주 내비쳤다.
이달 초 열린 CES에서는 "자동차가 전자화되고 친환경화되면 일하는 방식 또한 달라질 것"이라면서 "IT 업체보다 더 IT 업체 같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CES에서는 완성차업체와 IT분야의 기술협력이 그 어느때보다 강조됐다. 엔비디아는 독일 최대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 세계 1위 라이드셰어링 업체 우버 등과 협업을 공식화했다.
이외에도 가정용 AI 스피커 시장 1위 업체인 아마존은 미국 포드와 손잡고 음성 명령으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직접 개발하는 자율주행차에 AI 기술 적용을 앞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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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웨어러블 로봇 시연 장면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기아차 또한 글로벌 기업들과 꾸준한 협력관계를 도모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정 부회장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전장업체 인텔-모빌아이·엔비디아·오로라 등의 주요 임원들과 회동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는 자율주행 분야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최초로 공개한 수소전기차 '넥쏘'를 활용해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와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5년간 신사업 투자에 23억원을 투자하고 4만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산업 분야 대해서는 새로운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새 인력도 많이 뽑아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신사업 계획에는 스타트업 투자도 포함돼 있다.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한국, 중국, 독일에 각각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추가 신설해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센터는 올해 상반기 중 오픈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5대 신사업 분야에서 더 좋은 최고수준 인재들을 충원해서 활성화 시키겠다"며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좋은 스타트업들을 발굴해 국내 기업과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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