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내려보낸다고 통일부가 22일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통지문을 통해 김영철 통전부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수행원 6명이 포함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통지문에서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려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회식 참석차 방남하는 북측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서훈 국정원장 등 우리측 정부 관계자와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폐막식에 참석하는 만큼 대통령과도 만날 가능성이 높다”며 “내려온 만큼 남북관계 평화와 발전, 화해 등을 위한 여러 논의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영철 통전부장은 북한에서 대남 총책이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김영철의 직위에 대해 “우리의 국정원장급에 해당한다. 서훈 원장이 카운트파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두 사람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영철 통전부장의 경우 현재 미국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인데다 또 우리의 독자재제 대상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우리측은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폐회식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이러한 입장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림픽 성공을 위해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것인 만큼 우리 대표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다만 미국 쪽과의 문제는 저희가 미국에 통보했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평창올림픽 폐회식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도 참석한다. 이방카 고문 등 미국 대표단은 23일 방한해 26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이번에 북미대화가 열릴 가능성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양쪽이 접촉할 가능성이나 접촉할 상황은 아닐 걸로 보고 있다”며 “청와대 차원에서 북미 접촉 성사 노력도 없다. 공식적으로 만날 기회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폐막식 좌석 배치에 대해서는 “의전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고,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차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친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을 내려보낸 바 있다. 이들은 펜스 미국 부통령과 청와대에서 비밀회동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북한 측이 2시간 전에 돌연 취소해 불발됐다.

한편, 이로써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에 동시 참석하는 나라는 미국, 중국, 북한이 될 예정이다. 미국은 펜스 부통령과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며, 중국은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과 류옌둥 부총리, 북한에서는 김영남 위원장‧김여정 1부부장과 김영철 통전부장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가운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공연을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