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사실상 구조조정 신호탄
"인력 감축 여파 지역 경제 위축 불러올 것"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정부가 8일 성동조선에 대해 법정관리 조치를 시사하면서 경제학자와 조선업계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날 경남 노동단체와 진보정당 등으로 구성된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산업살리기 경남지역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정부의 발표 후 즉각 입장을 전달했다.

김정광 대책위원장은 "그간 정치권과 노동계, 지역민들은 정부에 회생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했지만 결국 금융권 논리에 휩싸여 법정관리안이 나왔다"며 "STX의 경우 40% 인력 감축은 노사간 협약을 통해 고통을 분담할 수 있지만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시 대규모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이 불가피해 사실상 청산하라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정부는 부실 조선사 구조조정 때 금융 측면 대신 일자리와 협력 업체 등 산업적 측면까지 모두 고려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결국 성동조선에 대해선 법정관리를 택했다.

이날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서울특별시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정관리는 파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재무 동결과 방안을 모색하는 방안"이라는 입장을 건넸지만 회생 여부 등에서는 즉답을 피했다.

현재 대책위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중앙 정부 차원에서 상경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제학자들 또한 우려를 표했다.

장근호 홍익대학교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정치적인 판단으로 손실이 불보듯 뻔했던 대우조선은 10조원 혈세까지 투입하면서 남겨놓고 성동조선은 회생이 안된다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다"면서 "당초 정부가 검토했던 것처럼 고부가가치 사업성과 안보 측면에서 수리조선소와 블록조선소 업종 변경 등에 나서면 충분히 생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성동조선에 대해 수리조선소나 블록조선소 업종 등도 검토하고 있지만 명확한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경남권은 조선업종 생산액의 93%가 집중된 곳으로 선박 및 보트 건조업 사업체가 600여곳에 달해 이번 조치 시 하청업체들의 어려움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남발전연구소에 따르면 경남권 선박 등의 종사자는 6만6248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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