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외국인 학생이 서울 숙명여대 단과대를 수석 졸업해 화제다. 주인공은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이사장 이중근)의 장학금을 2년 동안 받고 있는 케냐 출신 앙가르 제인 망고(Angar Jane Mango·26)다.
앙가르는 지난달 23일 열린 숙명여대 학위수여식에서 단과대 수석 졸업생이 받는 사회과학대학장상을 받았다. 정치외교학 전공인 그의 졸업 평점은 4.3 만점에 4.18점. 두 과목(B, C+학점)을 제외하고 전 과목이 A학점 이상이다.
앙가르는 지난 2011년 케냐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의 소개로 케냐 한국어학당에서 6개월간 한국어를 배웠다. 그는 "한국어 수업 중 배운 한강의 기적과 한국의 발전상을 듣고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그는 케냐기술대(Technical Univ. of Kenya)에서의 학업(국제관계학 및 외교학)을 중단하고 한국행을 결심했고, 2013년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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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숙명여대 학위수여식에서 사회과학대학장상을 수상한 앙가르 제인 망고/사진=부영그룹 |
입학 첫 해 언어의 장벽에 부딪힌 앙가르는 1년 동안 휴학하며 숙명여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 수업을 다시 받았다. 하루 10시간 이상 매일 한국어로 듣고 말하고 읽고 썼다. 그 결과 TOPIK(한국어능력시험) 5급을 획득했다.
그는 "한국에선 어디가든 책을 접할 기회가 많다. 김영삼 대통령 일대기, 김대중 대통령 일대기 등 한국어로 된 책을 통독했다"며 "그 결과 한국어능력 뿐만 아니라 전공 수업을 듣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앙가르는 2016년부터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이 주는 장학금을 받고 있다. 그의 학점은 4.12(2016-1학기), 4.15(2016-2학기), 4.3(2017-1학기) 등 매학기 4.3만점에 가까울 정도다. 실제로 부영 장학금을 받기 전 그는 숙명여대 한 여성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프랑스어 튜터링도 했지만 생활을 꾸려가기에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다.
이에 대해 앙가르는 "부영 장학금을 받기까지는 정서적으로 외롭고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게 생활했다"며 "고국인 케냐도 가지 못하고 책을 살 형편도 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부영 장학금을 받으면서 입맛에 맞는 한국음식도 자주 먹게 되고, 읽고 싶은 책들도 사게 됐다"고 덧붙였다.
부영 장학금은 앙가르가 학업을 이어가게 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는 설명.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 장학금은 2010년부터 한국으로 유학 온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2013년부터는 대상 국가와 수혜학생을 대폭 늘리고 장학금 액수도 1인당 연 800만원으로 증액했다. 현재까지 1314명의 유학생에게 총 50억여원의 장학금을 전달해 왔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258명, 태국 176명, 라오스 151명, 필리핀 154명, 케냐 64명, 미얀마 55명 등이다.
집안에서 3녀 중 장녀인 앙가르는 학업에 대한 의욕도 높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세종시로 내려가 KDI 정책대학원 석사과정(개발정책 전공)을 밟고 있다.
그는 "한국경제와 정책을 계속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고국인 케냐로 돌아가 한국과 케냐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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