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20禁으로 돌아온 '스물' 이병헌 감독이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롤러코스터에 관객들을 태운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참석했다.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SNS에 빠진 그의 아내 미영(송지효)과 치명적인 매력의 제니(이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바람 바람 바람'은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이병헌 감독은 "원작은 감정보단 상황을 따라가는데,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인물 간 감정선을 살리는 연출에 더욱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를 내세운 작품에 대해 "이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을 그리는 게 어려웠다. 아무래도 부정적인 소재이고, 장르는 코미디이다 보니 자칫 하면 우리가 의도했던 것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병헌표 코미디'에 관객석은 빵빵 터졌고, 배우들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으로 변신,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 이성민은 "감독님과 작업한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다"고 촬영 당시를 되돌아봤다.
이어 이성민은 "코미디 대사에 특출난 재능을 가진 분이다. 영화가 잘 되면 감독님 덕분이고 영화가 잘 안 되면 감독님 때문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이성민과 잔대사 퍼레이드로 특급 케미를 선보인 신하균은 엄살을 떨었다. 러닝타임 내내 웃음의 주도권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은 그는 "이병헌 감독님의 대사를 소화하려면 템포와 리듬을 잘 살려야 하고 캐릭터의 감정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바람 바람 바람'에서는 신하균과 8년 차 부부, 이성민과 '현실 남매'로 등장해 지원 사격을 펼치는 송지효도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고 소탈한 매력을 한껏 뽐낸 그는 "현실의 저처럼 보이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엘은 인물들의 관계를 모조리 뒤흔드는 바람의 여신 제니 역을 맡아 활약한다. 치명적인 매력으로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만드는 그는 "제니의 매력은 시나리오에 적힌대로만 연기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섹시한 매력을 과장하진 않았다"면서 "감독님의 대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정말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집중을 많이 했고, 다른 캐릭터와는 접근 방법이 달랐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바람 바람 바람'은 타이틀처럼 불륜을 소재로 했지만, 그저 자극적인 양념과 재미만을 무기로 삼는 작품은 아니다. 이병헌 감독은 "막장 코미디에서 그칠 것 같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 같다"며 "하찮은 쾌감의 허무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코믹 요소뿐 아니라 관계에 대해서도 적절한 통찰을 녹여낸 작품인 만큼 어떤 이의 가슴에는 영화 속 장면장면이 깊게 남을지도 모르겠다. 이엘은 "영화를 보며 코끝이 찡하도록 슬픈 장면들도 있었다. 여러 가지 감정이 왔다 갔다 하더라"라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바람 바람 바람'에 기대를 부탁했다.
한편 '바람 바람 바람'은 2015년 재기발랄한 연출과 찰진 말맛으로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스물' 이병헌 감독의 신작으로, 어른들만이 할 수 있는 능글맞고 솔직한 대사는 물론 철부지 어른들의 모습을 코믹하면서도 공감되도록 그려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의 진면목을 선보인다. 오는 4월 5일 개봉.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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