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유치원생인 자녀가 있는 직장인 A씨는 최근 회사에 도입된 유연근무제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오전 9시 30분에 회사로 향한다. 출근시간은 10시. A씨는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고 집안일을 한 다음 출근하니 출근전쟁을 피해 여유로운 아침시간을 즐기게 됐다. 또 A씨는 보다 편한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일 최소 4시간, 주 52시간 유연근무제가 도입된 회사에 다니고 있는 B씨는 싱글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일찍 출근하면 오후 4시에도 퇴근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인 오후를 보낸다. 처음에는 유연근무제가 도입되고 눈치를 보느라 신청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이제는 제도가 활성화 돼 탄력적인 근무가 가능해졌다. 업무 스트레스가 줄고,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날 충분히 휴식하니 능률도 올랐다.
삶과 일의 균형적인 삶을 뜻하는 '워라벨(Work & Life Balance)' 문화가 IT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능률적 생산과 인간가치 추구라는 두 가지 관점을 포함하는 워라벨은 근무시간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근무자의 창의력과 사기를 북돋아 능률적인 생산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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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호텔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해피 키즈데이 패키지'를 선보인다./사진=호텔롯데 |
23일 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업계와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업체는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나 결재가 필요 없는 휴가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워라벨과 행복한 일터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KT는 정시출퇴근 문화 정착, 유연근무제 확대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정시 퇴근을 권장하기 위해 오후 6시 이후 사내 업무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를 이달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격주로 오후 3시 직원들이 조기퇴근하는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업무 몰입을 위한 자율적 선택근무제 '디자인 유어 워크 앤 타임'을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2주 단위로 80시간 범위 안에서 업무 상황을 고려해 근무시간을 설계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매주 두번째 세번째 수요일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스마트 워킹데이'와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했다.또한 근무시간 이후 및 주말 업무지시 금지 방침이 내려졌다.
네이버도 2015년 책임 근무제를 도입해 담당 업무를 끝내면 퇴근할 수 있게 했다. 팀 협업이나 회의와 별개로 본인 능력만 되면 주 40시간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 카카오는 '개별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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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직원이 고객에게 개편된 약정제도를 소개하고 있다./사진=SK텔레콤 제공 |
넷마블은 지난해 야근과 주말 근무 금지령을 포함한 '일하는 문화 개선 도입안'을 도입했다. 또한 지난달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점심시간을 포함한 오전 10시~오후4시까지는 협업을 위한 코어타임으로 반드시 근무하되 나머지 업무 시간은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엔씨소프트는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출퇴근 시간은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는 유연 출퇴근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넥슨은 조직마다 업무 특성에 맞춰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출근 시간을 정하는 방식의 유연 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휴가 시스템도 주목된다. KT&G는 '눈치 없이 휴가가자' 캠페인을 정착했다. 2016년부터는 휴가신청 시스템에서 '휴가 사유 기입란'을 없앴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전산 휴가 시스템에 원하는 날짜를 입력하면 결재도 필요 없이 자동으로 상사에게 통보된다. 자유롭게 휴가를 떠나도록 하는 사내 분위기와 인식으로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직원들은 원하는 날짜에 휴가를 갈 수 있어 미리 휴가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원하는 휴가를 원하는 여행을 더 저렴하고 여행객이 붐비지 않는 시점에 선택해 갈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연근무제는 각각 다른 직원의 상황과 다양성에 맞게 근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맞출 수 있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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