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취재하는 내외신 기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경기도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MPC)./사진=미디어펜


[판문점 공동취재단=미디어펜 김소정 기자]‘2018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할 공동선언문에 큰 관심이 쏠린다. 특히 향후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할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어떤 문구로 적시될지에 따라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정세에 큰 변화가 전망된다.

4.27 공동선언, 또는 판문점 공동선언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질 선언문과 관련해서는 이미 남북간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라는 세 가지 큰 의제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이미 남북은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군사적 긴장 완화, 향후 교류협력과 인도적 차원의 과제 등에 대한 조율은 마친 상태로 최대 이슈인 비핵화 논의는 정상간 회담에서 직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 고위당국자도 북한의 의사결정 구조의 특성상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도 사전 협의보다는 양 정상이 직접 만나서 타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보더라도 사전에 많은 협의를 하지만 아무래도 양 정상이 직접 만나서 논의하면서 접근되는 면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준비해온 선언문이 있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사전 조율도 거쳤다. 청와대는 2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사실을 밝히면서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 특히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양국간 긴밀한 공조 방안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쳤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5월 중순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로 했다.

남북 정상간 공동선언문은 27일 당일 양 정상간 결단에 달린 것이 사실이다.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 나온 6.15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2차 정상회담 때 10.4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을 통해 밝힌 대한민국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과 함께 비핵화의 여정을 시작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당 전원회의를 열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북부 핵실험장 폐기까지 공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며 사실상 앞으로 경제 문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이 핵동결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남북 정상이 마주앉았을 때에는 이보다 진전된 비핵화 합의가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사실 북핵 문제의 당사자는 남한보다 미국이라는 관측이 많고, 문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의 ‘길잡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매뉴얼까지 나와야만 성공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미가 바라는 대로 북한의 핵폐기가 언급되고 평화협정과 경제지원 등이 논의된다면 자연스럽게 ‘종전’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남북간 종전 논의는 처음이 아니어서 지난 10.4선언에도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나가기로 했다’는 문구가 있다.

아울러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군사당국회담과 이산가족상봉, 정상회담 정례화와 경제협력 도 논의될 전망으로 공동선언문에도 어떤 식으로든 담길 전망이다. 

이렇게 남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가 이뤄져야 5월 말~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종전협정 등에 대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특히 비핵화의 경우 어떤 비핵화인지가 중요하다. 아예 ‘핵폐기’가 논의되고, 동시에 북한이 개혁개방을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풀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