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모비스가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사드 여파에 따른 부진에서 벗어나 올해 수주액 1조원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프리미엄 사운드시스템, 전동식 조향장치(MDPS), 헤드램프 등 첨단 제품을 중심으로 수주가 급증하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액을 크게 넘어섰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5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지난 한 해에 올린 전체 수주 규모보다 50% 가까이 성장한 4억2300만 달러 규모의 핵심 부품 수주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말까지는 10억7000만달러(약 1조1500억원)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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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쑤모비스 /사진=미디어펜 |
현대모비스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 2015년 1억4800만달러, 2016년 1억5100만달러에 이어 2017년에는 2억8900만달러 수주를 달성한 바 있다.
전기차 시장 등 중국 미래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로컬 완성차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중국의 주요 로컬 업체들과 전기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핵심 부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전동식 조향장치(MDPS),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헤드램프, HUD 등으로 제품 다양화와 고급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센서 등 미래형 자동차 첨단 부품들까지 수주 대상 제품을 확대하는 등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수주 활동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전무)은 "글로벌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핵심부품 중심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으며, 올해는 고부가가치 첨단 제품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수주 규모를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었다"면서 "첨단 부품을 통한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올해 중국 시장에서 10억7000만달러의 수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중국에서 10억7000만달러 수주는 지난해 대비 무려 4배 성장한 수치다.
◇2억 달러 규모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대단위 수주…2020년부터 공급
현대모비스가 올해 중국 시장에서 올린 괄목할 만한 수주성과는 고부가가치 첨단제품 수주가 발판이 됐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 Head Up Display)가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중국 5대 로컬 완성차 메이커 중 한 곳에 2억달러 규모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부터 해당 완성차 메이커의 주요 차종 대부분에 적용될 예정이다.
자동차용 음향 장비 분야는 글로벌 전문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아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진입장벽을 뚫고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의 특성과 실도로 주행 상황 등에 걸맞는 최적화된 오디오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사운드 전용 시험실을 갖추고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후 '드라이빙 콘서트 홀'을 컨셉으로 차량용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개발에 돌입, 그랜저와 쏘나타, K7 등 현대기아차 주요 차종에 이 프리미엄 시스템을 적용해 왔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KRELL'이라는 프리미엄 최상위 명품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이번에 수주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차종 당 평균적으로 최고급 8채널 앰프와 12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기술의 빠른 발전과 함께 앞으로 프리미엄 사운드의 수요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IHS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약 10억 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차량용 프리미엄 사운드 시장은 2021년까지 연평균 5%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가치 HUD도 3500만달러 계약…미래형 디스플레이 제품 수주 박차
현대모비스는 최근 다른 중국 현지 완성차업체와 3500만달러 규모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 이하 HUD)를 내년부터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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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천진공장 /사진=현대모비스 |
이번에 수주한 HUD는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한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앞으로 현대모비스가 집중 육성키로 한 분야 중 하나다.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HUD는 자동차 앞 유리창이나 별도의 투명 표시창에 차량 속도, 내비게이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을 운전자 전방에 가상의 이미지로 보여주는 장치이다. 현대모비스가 이번에 수주한 HUD 제품은 차량의 앞 유리에 표시하는 방식인 고급형 윈드쉴드 타입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윈드쉴드 타입 HUD 기술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성능 시연, 실차 테스트 등 정교한 품질 검증을 거쳐 이번 수주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별도의 투명 표시창을 사용하는 컴바이너 타입도 지난해 초 자체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여기에 증강현실을 이용한 미래형 HUD(AR HUD; Augmented Reality HUD)의 기술도 지난 해 말에 선행 개발 완료했다.
중국에서 HUD 시장은 내년 말부터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HUD는 일부 고급 차량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부터 SUV 등 대중적인 차량에 HUD를 장착해 출시할 계획이다.
정정환 현대모비스 차량부품영업사업부장(상무)는 "중국 HUD시장 활성화를 앞두고 현대모비스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초기에 인정받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ADAS 등의 첨단 부품 공급이 한층 더 탄력 받을 수 있도록 국내외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수주 70억달러 돌파 기대…2020년에는 100억달러 목표
현대모비스는 지금까지 여러 글로벌 고객사들과 신뢰를 쌓아오며 2015년 5억달러의 수주 규모를 2017년에는 60억달러까지 2년간의 짧은 기간에 글로벌 수주물량을 12배나 끌어 올린 바 있다.
올해 중국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잇단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이러한 성장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들과 공고한 협력관계가 강화되면서 중국 시장은 물론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대규모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데다 공급 제품도 고부가가치 첨단 사양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는 전 세계 시장에서 해외 완성차 메이커를 대상으로70억 달러 수준의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 2022년에는 해외 수주 10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부품사업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현대기아차 외의 완성차 업체에서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현지공장을 적극 활용해 고부가가치 미래 핵심부품으로의 제품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동시에 도모한다. ICT(정보통신기술) 등 미래차 기술에 집중해 핵심부품 경쟁력을 높여 북미, 유럽, 일본 등 기존 완성차 고객 외에 중국 등의 신흥시장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철저하게 핵심부품과 미래기술에 집중하는 회사로 거듭난다는 중장기 비전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렇게 확보한 독자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의 매출과 신규 수익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 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독자적인 미래 지속 성장의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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