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 후보들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과거 안보와 경제 등 분야에서 '색깔론'을 내세우며 진보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던 것과는 달리 민생정책 공약에 집중하며 현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이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 슬로건은 민생경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제는 그래도 자유한국당'이라는 슬로건을 역제안했다.

앞서 2일에는 "국민은 보수가 뼈를 깎는 자기혁신을 통해 균형잡힌 시대정신을 구현 할 능력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지향하는 가치관과 언행의 양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남 예비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단순히 색깔론만으론 지선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과 5월에 발표된 한국당의 슬로건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습니까'와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가 진영논리에 매몰돼 있다는 논리다.

이에 각 후보들은 진영논리가 아닌 지역 민생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민심을 사로잡아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일례로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이인제 예비후보의 경우 지난 3일 충남도청에서 '충남 비전 선포식'을 열고 △충남 1인당 GRDP 10만 달러 달성 △신규 일자리 50만 개 창출 등을 약속했다.

홍준표 대표가 지사로 재직했던 경상남도에서는 당론과 대치되는 공약까지 등장했다. 김태호 예비후보가 '무상급식'에 찬성하고 나선 것.

홍 대표는 경남도지사 시절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진행되던 무상급식 정책을 폐지한 바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되던 보편적 복지를 선별적 복지로 바꾸고 이에 따른 잉여예산을 필요한 곳에 사용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김 예비후보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남지역 모든 초·중·고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확대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상급식을 진영논리로 바라볼 게 아니라 교육이라는 개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예비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예전에는 무상급식을 선별적 복지의 시각에서 봤지만 지금은 교육의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까지 진영논리로 펼치고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발대식을 개최하고 1차 회의를 진행했다./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