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병화 기자] SK건설이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건설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SK건설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수익성 제고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성장기반 구축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8일 SK건설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1분기 홍콩 야우마따이 도로사업과 베트남 에틸렌 플랜트 사업 등을 잇따라 수주하며 해외수주 2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해외건설협회 통계기준 업계 1위의 실적이다.
특히, SK건설은 개발형사업으로 진행되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글로벌 디벨로퍼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수주 성과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개선하며 최근 2년 연속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4월에 발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모집 금액 800억원에 8배가 훨씬 넘는 6940억원이 몰리기도 했다.
◇ 개발형사업 강자로 부상한 '글로벌 디벨로퍼'
SK건설은 연이은 해외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개발형사업의 강자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SK건설은 경쟁이 심화되는 사업환경에서 전통적인 EPC 경쟁입찰보다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사업 위주로 수주활동을 전환해나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개발형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사업모델의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개발형사업이란 대규모 인프라 및 발전 프로젝트를 위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관련 인허가 및 계약 등 사업 전반에 필요한 요소들을 수행하고 조율하는 사업이다.
건설사 자체적으로 양질의 프로젝트를 기획·검토하여 사업화할 수 있고, 경쟁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를 따낼 수 있어 수익성도 뛰어나다.
개발형사업은 발주처는 물론 출자자, 대주단 등 사업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기 때문에 그 의견을 조율하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등 경험과 노하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SK건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인프라 PPP(민관협력사업), IPP(민자발전사업) 등 개발형사업을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 왔다. 아울러 이해관계자들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법무기능과 자금 조달을 위한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네트워킹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등 성과를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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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기 유라시아해저터널. 지난 2013년 1월 공사에 들어가 지난해 12월 개통했으며, 보스포루스 해협의 해저를 관통하는 5.4㎞ 길이로, 육지 접속도로까지 포함한 총연장은 14.6km다/사진=SK건설 |
터키 유라시아해저터널의 경우 해저터널 사업권을 획득한지 4년만인 2012년에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약정 체결에 성공하기도 했다.
금융위기로 경색된 국제금융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굴지의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이다.
그 결과 세계적 권위의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주는 터널·교량 분야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상'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수상했으며, 영국의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매거진에서도 '올해의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SK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해외에서 가장 많은 개발형사업을 수주·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만 세계 최장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프로젝트 등 3건의 개발형사업을 따냈으며, 올해 초 카자흐스탄 최초의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 수주를 필두로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개발형사업에 오랜 기간 투자하고 준비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시장까지 사업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개척해 성장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교량·터널·지하공간 분야서 차별화된 경쟁력 갖춰
SK건설의 개발형사업 추진에 있어 주목할 점은 강점을 보유한 상품(Product)과 연계해 글로벌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교량, 터널 및 지하 공간 분야. SK건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발파공법인 수펙스컷(Supex-Cut)을 개발해 1994년 국내 특허 출원을 거쳐 일본과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에서도 특허를 획득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여수·울산 원유비축기지 건설을 비롯해 2016년 말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도 성공적으로 개통한 바 있다.
민관협력사업(PPP)의 대표적 사례인 수력발전사업도 십여 km에 달하는 지하수로를 뚫어 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얻는 것으로 모두 지하공간 기술이 적용된 사업이다.
특히 SK건설이 올해 초 첫 해외공사 수주를 따내며 최초 진출한 홍콩도 좁은 면적에 건물이 밀집한 도심지이기 때문에 도로 및 지하철 등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사업기회가 많아 전략적으로 진입하게 됐다고 SK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 알마티 순환도로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 최초 인프라 PPP사업
SK건설은 올해 첫 개발형사업을 카자흐스탄에서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카자흐스탄 최초의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이다.
SK건설은 카자흐스탄 투자개발부와 알마티 순환도로 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을 지난 2월 체결했는데, 한국도로공사와 터키 알랄코(Alarko)·마크욜(Makyol) 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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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열렸던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홍두표 한국도로공사 사업본부장, 안재현 SK건설 사장, 사와쉬 마크욜 부회장, 카심백 카자흐스탄 투자개발부 장관, 아이한 알랄코 사장, 스클야르 카자흐스탄 투자개발부 수석차관, 다레노브 카자흐스탄 국가경제부 수석차관사진=SK건설 |
이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인 알마티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총연장 66km의 왕복 4~6차로 순환도로와 교량 21개, 인터체인지 8개를 건설 후 운영하고 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개발형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7억3000만달러(약 8000억원), 공사비는 5억40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다. 총 사업기간은 20년으로 공사기간 50개월, 운영기간은 15년 10개월이며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SK건설은 터키업체와 함께 EPC(설계·조달·시공)를, 한국도로공사는 운영을 맡는다.
카자흐스탄 최초이자 중앙아시아 최대의 민관협력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확정 수입을 지급하는 AP(Availability Payment) 방식을 채택해 교통량 예측 실패에 따른 운영수입 변동 리스크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국제금융공사(IFC) 등 다자개발은행(MDB)이 입찰 당시부터 금융을 지원함에 따라 SK건설은 올해 안에 금융약정 체결이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SK건설이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에 진출하는 첫 사업이자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 도로의 일부라 의미가 크다. 이들 지역은 개발 잠재력이 커서 인프라사업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SK건설은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독립국가연합의 거점을 확보해 향후 추가 사업기회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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