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영국 BBC방송은 30일 북한에 거주하는 주민 2명(장사꾼 순희·군인 철호·모두 가명)과의 간접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사회상을 생생히 전했다.

BBC방송은 이날 데일리엔케이(Daily NK)의 북한 내부조직의 도움을 받아 이들과 접촉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여론을 전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장사꾼 순희씨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우리가 시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든 거의 단속하지 않고 내버려 두기 때문에 김 위원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다만 김정은이 온갖 머리를 써서 흡혈귀처럼 돈을 빨아가기 때문에 장사꾼 같다고 욕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 애(김정은 위원장)가 마치 장사꾼처럼 행동하면서 우리들의 돈을 가져간다고 사람들이 말한다"며 "이들은 대부분 '김정은이 장사꾼 같다'고 욕을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북미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순희씨는 "시장에서 듣기로 미국 대통령이 온다더라"며 "사람들은 회담에 대해 잘 모르지만 모두가 미국을 싫어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원래 우리가 못 사는 이유로 미국이 우리를 갈라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최근 좀 변하고 있다"며 "사람들 말로는 우리가 남한과 잘 지내야 한다고 하고 우리가 더 잘 살려면 미국과도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순희씨는 "수용소에 끌려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사회가 지탱된다"며 "정부에 체포되는 일도 많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남한 드라마와 외국 영화를 몰래 보다가 단속에 걸리면 거액의 뇌물을 줘야 하지만 사람들이 그래도 몰래 보려는 것은 남한 사람들 생활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며 "이웃집이 사라지면 우리는 그냥 '아랫 동네(한국)로 갔대'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한편 군인 철호씨는 "일상 생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그러한 말을 하면 보위부에 끌려가는 일도 있다"며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지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는 최근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위부에 끌려가는 사람 중 일부는 보위부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조작한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에 갈 계획이라고 말하게 유도한 뒤 신고한다"고 덧붙였다.

철호씨는 "죽을 때까지 남 부러움 없이 병들지 않고 잘 사는 게 인생의 바람"이라며 "내 부모와 자식들도 그렇게 살 수 있길 소망한다"고 기대했다.

   
▲ 영국 BBC방송은 30일 북한에 거주하는 주민 2명(장사꾼 순희·군인 철호·모두 가명)과의 간접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사회상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여론을 전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