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빈방문 첫날 사상 첫 러시아 하원 국가의회 '두마(Duma)' 연설
   
▲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첫 하원 국가의회 연설을 했다./사진=청와대 제공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이뤄내는데 함께 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첫 하원 국가의회 연설을 갖고 “이제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방러 전날 러시아 언론과 가진 합동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이날 연설도 철도, 가스, 전력, 항만, 농업, 수산, 산업기지, 조선 등에서 한국과 러시아 간 사업 협력을 나타내는 ‘나인 브릿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철도, 가스, 전기 세개 분야부터 남북러 3각 협력이 빠르게 시작될 수 있다”며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그 철도가 러시아 시베리아철도와 연결된다면 철도를 통한 물류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것은 북한에게도 큰 경제적 이익이 되고, 우리 한국과 러시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에서 연해주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톡까지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단순한 하나의 철도가 아니다”라며 “‘러시아 노동자들의 황금손에 의해 건설된 생명의 길’이며, 세계 인식의 지평을 넓힌 문명의 길이고 평화의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길은 단순히 상품과 자원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의 한복판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길이다. 그야말로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관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느덧 100년을 달려온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이제 육상 교통의 중심을 넘어 유라시아 공동체 건설의 상징이자 토대가 되고 있다.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꿔왔다.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3국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다. 또 남북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지난 4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면서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했다.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며 남북미가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2020년은 러시아와 한국이 새롭게 이웃이 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 양국은 뜻깊은 수교 30주년에 맞춰 유라시아 발전을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만 명을 달성하자는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면서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한국의 협력 확대 방안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한러 협력방안으로 미래성장 동력 확충, 극동개발 협력,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기반 강화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혁신을 통해 미래성장을 준비하는 것은 양국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진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하다”며 “한국은 국내에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모스크바에 있는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를 확대해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 기초과학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IT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해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작년 ‘동방경제포럼’에서 나는 ‘9개의 다리 전략’을 중심으로 양국의 협력을 제안했다”면서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2024 국가발전목표’에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민 보건 향상이다. 그 과제에 협력하기 위해 한국의 고급 의료기술이 스콜코보에 함께 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와 한국 기업의 협력으로 설립되는 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은 암, 신장, 뇌신경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재활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양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양국의 국민들이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양국 관계의 소중함을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첫 하원 국가의회 연설을 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