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25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위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한 모든 것은 당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소행"이라며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거듭 주장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이인규 전 부장은 이날 대검찰청 출입 기자들에게 A4 용지 4매(200자 원고지 20매) 분량의 입장문을 배포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부장은 입장문에서 "지난해 11월 7일 저는 언론에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하여 검사로서 소임을 다하였을 뿐이고 수사에 있어서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은 없었으며 만일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하여 조사를 받겠습니다'고 말씀드렸다"며 "그런 저의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있어서도 검찰은 언론의 치열한 보도 경쟁 속에서 수사 보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관련 수사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어 보도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나 검찰이 의도한 바가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번 말씀드린 바와 같이 노 전 대통령 수사 중인 2009. 4. 14. 퇴근 무렵 국정원 전 직원 강 모 국장 등 2명이 사무실로 저를 찾아와 원세훈 전 원장의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장은 이어 "원세훈 원장은 저에게 직원을 보낸 것 이외에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였다가 거절을 당한 적도 있었다"며 "그후 일주일쯤 지난 2009. 4. 22. KBS의 '노 전 대통령 시계수수' 보도는 원세훈 국정원장 소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5. 13. SBS에서 '논두렁에 시계를 버렸다'고 보도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그 동안의 보도 경위를 확인해 보았다"며 "그 결과 4. 22. KBS 9시뉴스 보도는 국가정보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고, 그간 국정원 행태와 SBS 보도내용, 원세훈 원장과 SBS의 개인적 인연을 고려해볼 때 SBS 보도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 교민은 이인규 전 부장에 대해 검찰 소환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 전 부장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현지 한 아파트 앞에서 가진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30만 명의 회원을 둬 미주 한인 여성들의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진 '미시 USA'에는 24일(현지시간) 현지 교민의 이러한 1인 시위 모습이 담긴 사진 2장이 올라왔다.

1인 시위에 나선 미시 USA 회원은 "북미민주포럼과 사람사는세상 워싱턴 등에서 현상금 500달러에 수배했지만 (이인규 전 부장이) 한동안 잠적했다"며 "1년 만에 워싱턴 최고급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논두렁 시계 망신, 사기조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파렴치범 이인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