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예정된 일정을 돌연 모두 취소해 갖가지 의혹이 나왔지만 주치의로부터 감기몸살 진단을 받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서 감기몸살에 걸렸다”며 “청와대 주치의는 대통령께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주 목요일‧금요일 일정도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2시에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접견한 다음 오후 3시부터 제2차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이낙연 국무총리 및 각 부처 장관들과 신산업 분야 등의 규제개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1시를 조금 넘겨 총리실에서 보도자료가 나온 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규제혁신 보고 내용을 본 이낙연 총리가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회의 연기를 요청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또 “문 대통령이 집무실에 나오셔서 이 총리로부터 보고를 받은 다음 본인도 답답하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보고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또 아줄레 사무총장과의 접견을 불과 30분 앞두고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협의돼서 취소됐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의 일정이 이렇게 쉽게 연달아 취소됐는데도 청와대 설명이 석연치 않자 다른 특별한 일정이 낀 것이 아닌가 관측도 나왔다. 

기자들 사이에서 ‘지금 대통령이 어디 계시냐’는 질문이 나왔고, 이 관계자는 “어디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오후 공개일정은 없다. 오늘 판문점 가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안심하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아픈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사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끝내고 귀국한 뒤 다음날인 25일부터 공개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있다. 25일에는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됐던 수석ㆍ보좌관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수보회의를 준비해야할 참모진들 또한 방러 일정에 동행하면서 휴식 차원에서 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6일에도 청와대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릴 ‘6.25 유엔참전용사 추모식’을 1시간 앞두고 기상 여건을 이유로 문 대통령의 방문일정을 취소했다. 김 대변인은 당시 “기상악화로 헬기가 대기 중에 있다 변경이 됐다”며 “경호처에서 (일정을 취소하는 것으로) 최종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감기몸살로 취소된 28일 공개일정은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접견과 시‧도지사 당선인 만찬 일정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예정된 일정을 돌연 모두 취소해 갖가지 의혹이 나왔지만 주치의로부터 감기몸살 진단을 받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