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6·13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자유한국당이 당 쇄신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의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오는 2020년에 치러질 총선 불출마 선언도 잇따르는 모양새다.

지선 이후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6선 김무성 의원이다. 한 때 바른정당으로 옮겨갔다가 복당한 그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한국당은 새로운 가치와 민심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몰락했다"고 말했다.

20일에는 친박계의 '좌장'격인 8선의 서청원 의원이 탈당할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이 위기다.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거듭된 실수로 결국 국민의 마지막 심판을 받았다"며 "당은 해체의 위기에 몰렸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가장 최근에는 4선 이군현 의원이, 앞서서는 초선인 유민봉·윤상직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외에 정종섭 의원은 당 쇄신을 위해 기득권 포기가 우선해야 한다는 조건부로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김정훈 의원도 불출마를 시사했다.

당 내부적으로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무성 의원의 경우 차기 당권을 노린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서청원 의원 역시 계파갈등이 지속되는 양상에서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선 패배로 민심을 확인한 한국당이 일단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고, 초·재선 의원들도 김성태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대행 직 유임을 선언한 상황에서 눈치를 안볼 수 없다는 논리다.

한편, 한국당이 지금과 같은 지리멸렬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일 경우 총선에서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김영우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심판은 끝난 게 아니라 시작이라고 본다"며 "국민들이 볼 때 '정신 못차렸구나'가 되면 오는 총선에서 최종적인 심판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자유한국당은 지난 1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