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민 기자]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로 대표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이동통신사들의 강력한 마케팅 수단인 '프리미엄폰' 일변도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양새다. 아직까지는 큰 변화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다분히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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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S9 /사진=삼성전자 |
이러한 변화가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의 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중저가폰으로도 사양, 디자인의 만족도를 충분히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프리미엄폰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서다.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프리미엄폰은 주춤하고 있는 반면 중저가폰의 약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혁신을 거듭해온 프리미엄폰의 차별성이 점차 떨어지면서 프리미엄폰이 예전과 같이 시장을 독식하는 현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을 보면 프리미엄폰의 위세가 크게 꺾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증권업계에는 삼성전자의 핵심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9'의 2분기 판매량이 800만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치였던 1500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S9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상은 갤럭시S9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저가폰의 약진과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폰 못지 않은 중저가폰 출시가 이어지고 있고 프리미엄폰이 더 이상 눈에 띄는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저가폰에도 대형 디스플레이, 고화질 카메라가 탑재되고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조차도 중저가폰 라인업의 다변화 전략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중저가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중저가폰 개발을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은 박길재 부사장을 구미 사업장에서 다시 본사로 불러들였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구미 사업장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무선사업부에서 중저가폰 개발을 담당했던 임원이다.
삼성의 중저가폰 사업 강화 움직임은 샤오미, 화훼이 등 보급형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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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미노트5 /사진=연합뉴스 |
특히 샤오미는 최신 스마트폰 '홍미노트(Redmi Note)5'를 지난 16일 국내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샤오미폰이 국내 이통사를 통해 정식으로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과 KT도 중저가폰 가입자 확보를 위해 샤오미폰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홍미노트5는 5.99인치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 636, 4기가바이트(GB) 램(RAM), 저장공간 64GB,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등을 탑재했으며, 4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도 채용했다.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노키아, 소니, HTC 등 외산 스마트폰 업체들이 재미를 보지 못해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한국시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샤오미폰이 통할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홍미노트5의 국내 정식 출시는 외산 중저가폰이 한국시장에서 살아남을지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만큼 샤오미의 도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 애플 프리미엄폰 일변도에서 가성비와 실용성을 갖춘 중저가폰으로 주류가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며 "스마트폰 대중화로 프리미엄폰만 선호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는 것이 전 세계적 추세"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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