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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거래가격 하위 10% 대비 상위 10%/자료=직방 |
[미디어펜=김병화 기자]전국의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매매거래가격 차이가 14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저가 아파트보다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격 급등이 아파트값 양극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입지적 우위와 가치가 높은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17일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하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와 하위 10%의 평균 매매거래가격은 2018년 상반기 14.2배로, 지난해 13.9배에 비해 격차가 소폭 확대됐다.
아파트 거래가격 상위 10%와 하위 10%의 차이는 지난 2009년 이후 감소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와 관련해 "시장 침체기에는 고가 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낮았다"며 "가격 하락으로 발생할 손실 및 구입에 필요한 자금과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서 수요자들이 선뜻 매입에 나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택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아파트 거래가격 차이는 다시 커지기 시작했고, 2016년과 2017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6년에는 전년 대비 1.3%포인트, 2017년에는 1.6%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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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상위 10% 매매거래 평균 가격/자료=직방 |
이 같은 격차 확대의 주요원인으로는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격 급등이 꼽혔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가 상위 10%의 평균 가격은 2014년 6억원을 돌파한 이후 급격히 상승, 2017년 9억원을 돌파(9억1200만원)했다.
2013년부터 나타난 상위 10%의 거래가격 상승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반분양의 분양가가 상승하고,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거래가격 상위 10% 중 건축연한 30년 이상인 아파트는 2011년 3.5%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4.2%로 약 4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대해 함 랩장은 "재건축을 통해 신규 아파트로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가치상승과 분양가 상승으로 개선되는 사업성이 노후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를 끌어들였다"며 "여기에 저금리 및 수월한 대출 환경도 매입자금 조달 및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춰 주면서 수요층을 넓히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아파트 매매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사회 전체 계층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다.
2017년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격차는 무려 10.6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9.1배에서 2년만에 1.5%포인트 커진 것이다. 소득에 비해 아파트 거래가격의 확대 폭은 더욱 크다. 아파트 매매거래가격은 2015년 11.0배에서 2017년 13.9배로 확대됐다.
함영진 랩장은 "정부의 아파트 매매시장 규제 강화는 2018년 상위 10%의 거래가격 인상폭을 감소시키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3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정부에 제안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도 자산에 따른 계층간 불균형 해소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고가 아파트 시장을 위축시키고 수요를 차단하는 것으로 시장 안정 및 계층 격차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지역간 격차로 발생하는 계층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인프라구축, 주거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공주택의 공급 등 장기적인 정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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