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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현 산업부 기자 |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인도 공장에서 생산된 삼성 휴대폰에 서명하면서 로고를 가차 없이 가린 문재인 대통령, 삼성이 협력 업체를 쥐어짜 1등이 된 거라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팔라마라 명령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반기업 삼박자'가 어우러져 기업 수난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재벌 개혁'을 시대적 사명으로 생각하는 이들의 행보는 이상하리만큼 일관성이 부족하다. 올해 초만 해도 "민간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이라고 말했던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인도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제라도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이후의 행보를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더욱이 다음 날 삼성전자에 돌아간 것은 '경영지원실 압수수색'이었을 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법인세를 줄인다거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없었다.
일자리는 말로 부탁 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기업이 투자를 하고 일을 벌이는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거다. 일자리를 부탁하면서 소위 '기업 때려잡기'에 열을 올리는 정부의 행보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혹시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면 배워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언제까지 그렇게 경제를 망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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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위)과 모디 인도 총리가 삼성 휴대폰에 남긴 서명.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 로고를 가려 서명을 한 반면 모디 총리는 로고를 피해 서명을 남겼다./사진=연합뉴스 |
문 대통령이 삼성 휴대폰에 남긴 서명도 구설수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성 휴대폰에 서명을 하며 '문'이라는 글자로 'SAMSUNG' 문구를 가렸다. 로고를 가리지 않고 서명한 모디 인도 총리와 비교되는 '품격'이다. 굳이 로고를 가려 서명한 이유가 무엇일까. 고의였다면 '못된 행동'이고, 실수였다면 '자격 미달'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법한 결과물이다.
홍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다. "삼성이 20조원을 풀면 200만 명에게 1000만원을 더 줄 수 있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진짜로 나눠주자는 것이 아니고 삼성이 가지고 있는 돈이 그만큼 큰돈이라는 점을 예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삼성이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재벌에 갇혀있는 자본을 가계로 흘러가게 해야 된다." 등의 전형적인 반기업 궤변을 늘어놓았다.
기업의 수익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홍 원내대표가 받는 세비도 누군가에게는 큰돈이다. 때문에 그 누군가에겐 홍 원내대표 같은 사람도 양극화의 주역일 수 있다. 그렇다면 홍 원내대표에게 갇혀있는 자본을 가계로 흘러가게 할 필요가 있다. 왜 기업만 탓하나. 입으로만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장 홍 원내대표부터 국민의 가계소득을 위해 세비를 헌납하라.
기업의 지배구조에 꽂혀 총수의 지분을 팔라마라 하는 김 위원장도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김 위원장은 경제성과를 낼 수 있는 시간이 6개월에서 1년밖에 남지 않아 초조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가 악화되고 있고, 자신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니 초조한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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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현지시간)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다만 지배구조 개선 같은 '재벌개혁'으로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을 바꿔야 한다. 특히 '이 부분에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심증으로 기업의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의심의 수준은 일부 과격한 시민단체의 그것과 다를 게 없어 혀를 내누르게 할 때도 있다. 대체 누가 공정위에 그런 권한을 준 것일까.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기업 경영 자유의 침해'였다. 그 경영 침해는 다른 게 아닌 김 위원장이 하고 있는 그것이다. 총수의 지분을 팔라 마라 하는 것이 다 사적재산 침해고 직권남용이다. 그러니 이제 권한 밖 행위는 접어두고 공정위 본연의 역할인 소비자에게 손해가 될 수 있는 불공정거래 단속에 충실하시라.
기업 알기를 우습게 아는 세 사람의 공통점은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업의 이윤을 '사익 편취'라는 말로 폄훼하고, 기업의 활동을 사기꾼의 모략쯤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그런 그들에게 완장이 채워지니 사사건건 의심하고 간섭하려 한다. 상업을 천한 행위로 여긴 조선시대 신분 구조인 사농공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거다.
기업의 역할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에 있다.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어떤 교육을 받고 자라면 이 당연한 원리를 부정하게 되는 걸까. 개혁 대상은 재벌이 아닌, 기업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정부 그 자체다. 어쩌면 정부가 기업을 개혁하는 것보다 기업이 정부를 개혁하는 게 대한민국 운명에 있어서 더 이로울지 모른다. 우리는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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