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북한 석탄을 한국으로 운반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문제의 선박 2척이 20번 이상 한국 항구에 정박한 것으로 18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이날 "한국 포항에 북한산 석탄을 실어나른 것으로 확인된 '리치 글로리' 호가 지난 4일 부산에 입항 기록을 남기는 등 지난해 10월11일 포항 항구에 북한산 석탄을 하역한 후 이달까지 한국에 17번 입항했다"고 보도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를 인용한 VOA 보도에 따르면, '리치 글로리' 호는 지난해 10월11일·11월초 포항, 11월16일 묵호항, 11월26일 울산항, 12월8·15·20일 부산항, 올해 1월1일 평택항과 1월27일 부산항, 2월2일 평택항, 2월18일 인천항, 4월1일 평택항, 4월10일·5월22일 부산항, 6월4일 평택항·18일 인천항, 이달 4일 부산항에 입항한 뒤 현재 일본 해상을 항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선박인 '스카이 엔젤' 호는 지난해 10월2일 북한산 석탄을 인청항에 하역한 후 11월24일 부산항, 12월25일 목포항, 올해 2월23일·5월28일 울산항, 6월3일 평택항, 6월14일 울산항에 입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VOA는 17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의 안전검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스카이 엔젤'·'리치 글로리'호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주소지를 둔 중국회사 소유"라고 보도했다.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산 석탄이 한국에서 환적됐다는 지적에 대해 외교부는 지난 17일 "석탄을 실은 선박이 도착함과 동시에 하역 처리됐다"며 "관계 당국이 한국 수입업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북한산 석탄은 러시아 극동 사할린 남부의 홀름스크 항을 통해 한국 인천과 포항에 각각 지난해 10월2일 및 11일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세법에 따른 부정수입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며 "안보리 결의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고, 이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계속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해당 2건 모두 정보를 입수하기 전 수입신고 및 신고접수가 완료되어 선박의 한국 도착과 동시에 하역 처리됐고, 국내 업체가 수입신고해 석탄들은 바로 하역됐다"고 설명했다.

   
▲ 북한 석탄을 한국으로 운반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문제의 선박 2척이 20번 이상 한국 항구에 정박한 것으로 18일(현지시간) 알려졌다./자료사진=연합뉴스